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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뚱아리 밖에 없는 두 남자의 욕망
영화 읽기 | 강남 1970
2015년 01월 22일 () 11:54:35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유하
출연 :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설현, 김지수

2015년이 시작 된 지 얼마 안 되어 ‘국제시장’이 천만 영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올 한해 한국영화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물론 뜻하지 않게 정치적인 이슈와 맞물리면서 많은 논란거리를 남겼지만 어려운 시대에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우리 어르신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준 영화였다.

그 여세를 몰아 이번에는 비슷한 시대를 살았지만 ‘국제시장’과는 상반된 삶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한 편이 개봉됐다.

<강남 1970>이라는 제목에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듯이 1970년대 서울의 강남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호적도 제대로 없는 고아로, 넝마주이 생활을 하며 친형제처럼 살던 종대(이민호)와 용기(김래원)는 유일한 안식처였던 무허가촌의 작은 판잣집마저 빼앗기게 되자 건달들이 개입된 전당대회 훼방 작전에 참여하게 되지만 일이 끝난 뒤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3년 후, 종대는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 준 조직 두목 출신 길수(정진영)의 바람과 달리, 잘 살고 싶다는 꿈 하나로 건달 생활을 하다가 정보와 권력의 수뇌부에 닿아 있는 복부인 민 마담(김지수)과 함께 강남 개발의 이권다툼에 뛰어들게 된다.

그러던 중 명동파의 중간보스가 된 용기와 재회하게 되고, 두 사람은 정치권까지 개입된 의리와 음모, 배신의 전쟁터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이 되어버린 강남은 197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서울에서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논과 밭이 있는 평범한 땅이었지만 1970년대에 개발이 시작 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몸뚱아리밖에 없는 두 남자의 욕망이 어떻게 분출되는가를 표현한 <강남 1970>은 드라마에서 항상 부잣집 도련님 역할을 주로 했던 한류스타 이민호가 거친 액션을 보여주는 건달로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간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를 통해 권상우와 조인성이라는 배우를 재탄생시켰던 유하 감독답게 ‘거리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강남 1970>에서도 이민호를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배우로 재탄생시키며 관객들에게 그의 연기 변신을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공동묘지에서 펼쳐진 진흙탕 액션신은 1주일 동안 대역 없이 촬영해서 얻어진 결과만큼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혜은이가 부른 ‘제3한강교’와 프레디 아길라가 부른 ‘아낙’ 등의 음악이 흐르면서 그 시절에 대한 복고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감독이 3부작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너무 볼거리에 욕심을 많이 낸 것인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구성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이전 작품과 달리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캐릭터들에게 감정이입이 그리 쉽게 되지 않으며, 정치권의 비리에 얽혀 있는 그들의 결말이 충분히 예상될 수 있기에 참신함보다는 마치 자신의 전작들을 다 섞어 놓은 것 같은 구태의연함까지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민호의 외모가 넝마주이로 나오든 건달로 나오든 뛰어나며, 향후 드라마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대성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김래원은 무조건적인 악역을 선보이며 서포트하는 역할을 잘해냈지만 ‘해바라기’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같은 시절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강남 1970>이 ‘국제시장’의 동력을 업고 흥행을 쌍끌이할 수 있을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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