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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6.12.04 00:00
  • 호수 639

자녀와 함께하는 책 여행9 진휘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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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최나미 | 펴낸곳 우리교육 | 가격 7,000원 | 대상 고학년

성장통을 앓고 있는 영혼들에게!

‘진휘 바이러스’는 제목만큼 선명하고 강렬하게 아이들에게 말을 겁니다. 6학년 아이들의 삶을 현실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동화 세 편이 들어 있어요. 아이들의 아픈 곳, 답답한 속내를 털어 보이고 직시하게 하면서 신랄한 공감을 일으킵니다. 
본격적인 사춘기에 진입하면서 성장통을 앓는 그들에게 현실은 참 딱딱하고 여지가 없습니다.
표제작 ‘진휘 바이러스’ 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통해 성적 위주의 학교 제도와 숨통을 조이는 사교육,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수동적이며 자기 이외의 다른 것에 대해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비판적으로 보여 줍니다.
내 속에, 혹은 우리 가까이에 있을 진휘, 연주, 승아는 우리가 담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바로 보기가 편치 않았어요. 그것은 그 목소리를 외면한 어른들의 이기심과 집착, 대화를 차단한 일방적인 사랑을 들킨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순종을 강요당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자기 주도적이며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을는지 자문해 봅니다.
주인공 진휘 역시 편협한 어른들에 의해서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로 내몰립니다. 부당하다 싶으면 거침없이 의사 표현을 하는 진휘는 어른들의 눈에 거슬리고 부정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겠지요. 긍정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인데 말입니다.
‘진휘 바이러스’ 는 제도의 틀 속에 억압적인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다양한 개성과 가능성을 가지고 자유롭게 도전하고 성장하도록 돕지 않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학교를 좋아하는 아이. 진휘가 ‘바이러스’로 낙인돼 강제로 전학을 가게 되는 이야기의 구조는 불합리와 굴절로 굳어진 우리 사회의 모순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처음엔 진휘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었던 연주가 진휘를 만나면서 점차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고민하게 돼요. 자기 주도적 삶에 대한 고민의 고리가 된 진휘란 존재는 반란과 파괴의 바이러스가 아니라 오히려 자기 삶의 주인이 되도록 힘을 주는 건강한 바이러스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작품 구도를 지나치게 아이와 어른의 대결 구도로 가져가 유쾌하게 읽을 수는 없지만 홈페이지라는 공간의 설정이 더욱 아이들의 공감을 형성하는데 장점으로 작용하더군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엄마, 연주, 진휘의 소통 통로가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어느 아이의 말에 부쳐 혹 반항적으로 자기 문제를 응시하고 책임 전가를 하는 경솔함을 낳지 말았으면 합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결론은 ‘독자의 몫’ 이라며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겨졌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어른들의 숙제가 더 무거운 듯 합니다.
지금 성장통을 앓고 살아가는 푸른 영혼들인 아이들이 성장하고 그들도 언젠가 어른이 되어서 열린 마음으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독서지도사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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