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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끝은 무엇일까
영화읽기 | 간신
2015년 05월 21일 () 11:28:52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최근 영화나 드라마에서 사극의 흥행 성적이 나쁘지 않은 관계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심심찮게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주로 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많이 제작되었다면 최근에는 왕의 주변 인물들이나 아예 팩션으로 이야기가 구성되면서 다양한 소재를 선보이고 있어 관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물론 역사극으로 마케팅을 했지만 관객들의 예상과 달리 다른 부분이 강조됐다가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도 있었기에 사극 영화를 선택할 때는 어떤 관점에서 보는 것이 좋은지 미리 생각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연산군(김강우)은 임숭재(주지훈)를 채홍사로 임명하고, 임숭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천하를 얻기 위한 계략을 세우며 양반집 자제와 부녀자, 천민까지 가릴 것 없이 잡아들이게 된다.

임숭재와 임사홍(천호진) 부자는 왕을 홀리기 위해 뛰어난 미색을 갖춘 단희(임지연)를 간택해 직접 수련하기 시작하고, 임숭재 부자에게 권력을 뺏길까 전전긍긍하던 희대의 요부 장녹수(차지연)는 조선 최고의 명기 설중매(이유영)를 불러들여 단희를 견제한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시작되고, 단희와 설중매는 살아남기 위해 조선 최고의 색(色)이 되기 위한 수련을 하게 된다.

   

감독 : 민규동
출연 :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차지연


한동안 사극의 단골 왕이었던 연산군이 최근에는 광해군에 밀려 잘 등장하지 않다가 ‘왕의 남자’ 이후 오랜만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간신>은 연산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제목에도 드러나 있듯이 연산군 시대 희대의 간신인 임사홍과 임숭재 부자의 이야기가 영화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엄청난 스케일로 그려지고 있다. 사실 이 영화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흥청망청’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평소 절약하지 않고 마구 써댄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어원은 바로 <간신>의 주된 소재인 연산군의 악행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즉 연산군이 조선 팔도에 채홍사(採紅使)를 파견하여 각 지방의 아름다운 처녀를 뽑고 각 고을에서 기생들을 관리하게 하였는데 대궐로 들어온 기생을 ‘흥청(興靑)’이라고 칭하였고, 결국 연산군은 흥청들과 놀아나다가 망했기에 백성들이 이를 보고 ‘흥청망청’이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제대로 치유하지 못하고, 간신들의 꾀임에 넘어가 주색에 빠지게 된 연산의 이야기를 다룬 <간신>은 단지 그의 기이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권력을 잡기 위해 흥청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간신배들의 모습을 주되게 다루고 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와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공포와 멜로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아기자기한 화면으로 표현하는데 능통한 민규동 감독의 연출작답게 <간신>의 화면은 상당히 멋지다. 다만 청소년 관람불가이고, 내용이 내용인지라 노출의 수위가 꽤 높은 편이라 모든 관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주지훈과 김강우는 캐릭터에 몰입하여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과감한 노출연기를 마다하지 않은 임지연과 이유영의 연기 대결도 볼만한다.

또한 장녹수 역의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판소리를 가미한 나레이션은 독특한 양념 역할을 한다. 욕망과 탐욕의 끝이 어떤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다시 한 번 정도(正道)가 무엇인지 생각나게 하는 영화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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