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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된 아이를 살리기 위한 형사와 도사
영화 읽기 | 극비수사
2015년 06월 25일 () 13:33:45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곽경택
출연 : 김윤석, 유해진, 송영창, 장영남


2015년 6월, 대한민국은 메르스와 가뭄으로 인해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점차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이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현재 우리는 옆에 있는 사람이 기침만 해도 놀란 눈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국민 모두가 보이지 않는 공포 속으로 빠져버렸다.

그러다보니 2013년에 개봉했던 ‘감기’라는 영화가 재평가 받으며 세간에 오르내리는 일까지 발생했을 정도다, 거기다가 가뭄까지 겹쳐지면서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은 여러모로 상실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화계가 다른 경제계처럼 그나마 크게 주춤하지 않는 이유는 심신이 지친 국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극비수사>라는 영화가 ‘쥬라기월드’와 같은 엄청난 화력의 블록버스터와 경쟁해서 밀리지 않고 개봉 첫 주에 100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것은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관객들의 심리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1978년 부산, 한 아이가 유괴된 후 수사가 시작되고, 아이 부모의 특별 요청으로 담당이 된 공길용 형사(김윤석)는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극비 수사를 진행하기로 한다. 한편, 가족들은 유명한 점술집을 돌아다니며 아이의 생사여부를 확인하지만 이미 아이가 죽었다는 절망적인 답만 듣게 되고, 마지막으로 도사 김중산(유해진)을 찾아간다.

아이의 사주를 풀어보던 김도사는 아직 아이가 살아있고, 보름 째 되는 날 범인으로부터 첫 연락이 온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보름째 되는 날, 김도사의 말대로 연락이 오고, 범인이 보낸 단서로 아이가 살아있음을 확신한 공형사는 김도사의 말을 믿게 된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되지 않고, 모두가 아이의 생사보다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 상황 속에 공형사와 김도사 두 사람만이 아이를 살리기 위한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

극비수사는 1978년에 실제로 일어났던 정효주양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유괴사건이라는 실화를 다뤘다는 점에서 ‘그놈 목소리’와 비슷한 구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극비수사>는 과학적 근거에 의해 수사해 나가는 기존 영화들과 달리 아이의 사주를 통해 수사과정이 진행된다는 독특한 설정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오면서 극적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실제 사건에 대해 검색만 해봐도 결말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어 영화 보기 전에 기대감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김윤석, 유해진 콤비의 연기력으로 모든 것을 커버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유괴범이 누구인가를 찾는 것보다 서로 공적을 차지하기 위해 비열한 짓거리를 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는 우리네의 뒷모습 같은 씁쓸한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로인해 <극비수사>는 이런 류의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대신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와 함께 인간 냄새를 물씬 풍기는 영화로서 어떻게 보면 약간 지루하고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친구’, ‘태풍’ 등을 연출했던 곽경택 감독이 오랜만에 힘 빼고 만든 <극비수사>는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유머와 함께 요즘 같은 시기에 관객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메르스도 극비수사하여 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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