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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3.26 00:00
  • 호수 655

[봄기획] -인터뷰- 5일장 상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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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우 당진시장 조합장

 편집자 주

 당진오일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장을 보러 나온 주부에서부터 집에서 키운 야채를 들고 나와 시장 한구석에 좌판을 벌이고 있는 칠순의 노인, 어물을 팔고 있는 좌판과 뻥튀기 장수의 튀밥 튀기는 소리, 멀리 외지에서 당진오일장을 찾은 외지상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시장조합 조합장에서부터 뻥튀기 할어버지까지 그들의 소리를 담아보았다.
최운연 기자


 이 광 우  당진시장조합장

“시장 재개발,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오일장 너무 커져 기존상인에 오히려 피해”

지난16일 경선 끝에 당진재래시장 조합장에 재선된 이광우 조합장은 “시장을 정비하고 활성화시키겠다”며 “재래시장 재개발 사업을 마무리짓고 시장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우 조합장은 또 “대형마트와 쇼핑센터 입점이 눈앞에 있어 시장 재개발이 하루 속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재래시장 상인들이 분열됐지만 앞으로 상인들이 하나로 합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우 조합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조합장에 선출되어 어깨가 무겁지만 임기동안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당진오일장에 대해 이광우 조합장은 “오일장이 너무 확장되어 가고 있어 기존상인들의 피해가 크다”며 “새로운 시장조합임원의 구성과 함께 자체정비 이후 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30여년간 뻥튀기 장사  이 기 석  어르신

“그냥 용돈이나 벌려고 하는 거지 뭐”

 30여년 동안 줄곧 당진재래시장에서 뻥튀기 장사를 해온 이기석(80) 노인과 시장에서 닭장사를 하다가 몇해전 겨울 얼음판 위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친 이후 이기석씨를 따라 뻥튀기 장사를 하고 있는 김동순(76) 노부부.
 시장인근에 살고 있는 두 부부는 그저 용돈벌이 삼아 이곳에 나온다.
 “장사가 전 같지 않어. 어떤 날은 단돈 만원 벌기도 힘들구, 오늘처럼 오일장이나 되어야 손님이 좀 있지.”
 시장에서 뻥튀기 장사와 닭장사를 해 1남3녀를 출가시킨 두 노인. 몇해 전보다 시장에 사람들이 늘고 외지인들의 발길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는 두노인은 이제 남은 꿈이 건강하게 오래도록 같이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주녀석이 인천에서 태권도 선수여. 아주 잘해.”
 튀밥 튀길 준비를 하면서 담배 한대 꺼내 물고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고는 뜬금없이 손주 자랑을 하셨다. 그분들의 봄은 멀리 손주들에게 가있는 듯했다.

 

 당진재래시장의 젊은 사장, 당진시장식품  남 기 훈  씨

“평일에는 사람 구경 힘들어”

오토바이를 타고 식당 여기저기에 식품을 납품하고 있는 젊은 사장 남기훈씨.
재래시장 상인들 중 가장 나이어린 서른넷의 사장이다.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식품점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남기훈씨는 “식당이 잘되어야 우리도 되는데 요즘에는 근근이 운영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진재래시장에서 30대에서 40대초반까지 젊은 사람들은 10여명에 불과하다는 남씨는 당진시장에 대한 매리트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젊은 사람들이 들어왔다가도 금방 나갑니다. 휴일도 따로 없고 쉴 수도 없는 데다가 장사마저 잘 안되니 누가 남아 있으려 하겠습니까?”
남기훈씨는 평일에는 사람구경하기 힘들다고 한다.
“우리 가게야 도매가 주업이다 보니 그나마 낫지만 장날이라고 해도 사람들 손에 든 장바구니는 텅텅 비어 있습니다.”
재래시장 재개발이 난항을 겪으며 포기상태라고 답답한 심정을 말한 남기훈씨는 “하루 빨리 당진재래시장이 활성화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안에서 온 골동품장사  김 선 분  씨

“요즘 같은 때 먹고 살면 다행”

발안에서 목공예점을 운영하며 오일장을 찾아다니고 있는 김선분(50)씨.
골동품과 목공예작품을 팔고 있는 김선분씨는 남편 김주배(50)과 함께 지난 1월부터 당진오일장에 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애들 아빠(김주배. 50) 친구가 당진오일장에서 옷장사를 해요. 당진재래시장 한번 가보라고 해서 지난 1월부터 오기 시작했죠.”
충청도, 강원도 전라도 등지에서 수집한 골동품을 갖고 장에 나와 팔며 요즘 같은 시기에 먹고 사는 것만이라도 다행이라고 말하는 김씨.
목공예를 30여년간 했던 남편 김주배씨가 중국에서 목공예사업을 펼쳤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목공예가 예전같지 않아요. 그래서 오일장에 나와 장사를 시작하게 됐죠. 이런 물건들이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골동품에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해요.”

 

 메추리구이 장사  정 연 상  씨

“전국에 안가본 곳 없죠”

 “한보에서 근무하다가 한보 부도이후 정리해고 됐죠. 그 이후 여러일을 하다가 1년 전부터 메추리구이 장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진오일장이 서면 어김없이 재래시장 인근 주차장에서 메추리구이 장사를 하고 있는 정연상씨.
 이곳이 정씨가 장사하는 구역(정씨는 나와바리라고 했다)이라고 했다.
“오일장에서 장사하기 힘들어요 어떤 때에는 인건비도 안나옵니다.”
 지난 일년간 정씨는 안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홍성장과 청주오일장을 비롯해 봄이면 벚꽃축제로 유명한 진해로 가서 장사를 했다. 가장 멀리 갔었던 곳이 전남 고흥이라는 정씨는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를 이용해 장사할 곳을 찾아 다닌다.
“동해에도 갔었고, 가까운 수덕사에도 가서 장사합니다. 축제가 열리는 곳에서는 장사하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기자에게 메추리구이 한점 잘라 굵은 소금을 찍어 건네며 메추리구이는 뼈까지 먹어야 재 맛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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