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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을 떠나 진짜 세상으로의 탈출
영화 읽기 | 룸
2016년 03월 18일 () 13:18:14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레니 에이브러햄슨
출연 : 브리 라슨, 제이콥 트렘블레이

이번에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룸> 역시 실화를 배경으로 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서 태어나서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아이의 이야기를 주되게 다루며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에 피해 받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주게 한다.

7년 전, 한 남자에게 납치돼 작은 방에 갇히게 된 열일곱 살 소녀 조이(브리 라슨)는 세상과 단절된 채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 아들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을 낳고 엄마가 된다. 감옥 같은 작은 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조이는 잭이 다섯 살 생일을 맞이하게 되자 더 이상 좁은 방안에 가둬 둘 수 없다고 생각한 후 진짜 세상으로의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룸>은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명 ‘요제프 프리츨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감금되어 24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7명의 아이를 낳아 방 안에서 키운 여성의 충격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사실 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기에 감상하기 전에 약간 거부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룸>은 소설을 바탕으로 하면서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내용을 중심으로 끔찍할 수밖에 없는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전반부는 작은 방 안에서 엄마와 아들이 함께 지내는 모습을, 후반부는 세상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들이 겪었던 정신적인 고통들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룸>은 우리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는 아니다. 그로인해 범인이 누구이고, 왜 그랬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으며 갇혀있는 상황에서도 아들을 놓치지 않고, 그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했던 엄마와 TV 속 세상이 아닌 살아있는 진짜 세상에 두려움을 느끼는 아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여러 갈등 속에 그들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과정을 전하고 있다. 격한 감정 표현 없이도 서서히 그들과 동일시 되어가면서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있게 해주는 힘은 배우들의 연기력에서부터 시작된다.

엄마 역의 브리 라슨은 자신의 과거와 아이에 대한 죄책감 등으로 인해 고통 받는 감정 표현을 훌륭히 소화한 결과 아카데미뿐만 아니라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고, 태어나서 머리를 한 번도 자르지 않아 처음에는 딸 인줄 알았던 아들 잭 역의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아역상이 있다면 주고 싶을 정도로 매우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연기력만으로도 장소 변화가 거의 없는 영화이지만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룸>을 보다보면 오랜만에 돌아온 조이의 방 벽에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디카프리오의 사진이 붙어있는 깨알 같은 장면을 발견할 수 있는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녀주연상을 받을 것을 미리 예측한 것은 아닌가라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볼 수도 있다. 앞으로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아이들을 가혹한 상황으로 몰아넣는 뉴스를 보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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