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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의 도서비평] 호모 사피엔스부터 인공지능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도서 비평 | 「사피엔스」
2016년 04월 08일 () 12:35:43 안세영 mjmedi@mjmedi.com


이세돌과 알파고의 세기적 대결이 결국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경우의 수가 무한정에 가까운 바둑에서조차 기계가 인간을 넘어선 엄청난 사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저 또한 크나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흑돌과 백돌, 즉 음양의 천변만화를 헤아리는 ‘직관’의 영역만큼은, 아직껏 인공지능이 극복하지 못하리라 여겼건만…. 아!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요?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데, 이러다가 우리들 마음까지도 차디찬 쇠붙이에 빼앗기는 것 아닐까요?

   
유발 하라리 著
조현숙 譯
이태수 監修
김영사 刊

『사피엔스』는 쎈돌(바둑계에서 이세돌의 별명으로 통용되는 용어)의 패배로 멘붕 일보 직전의 상태에서 보름여 전 손에 쥔 책입니다. 작년 연말 전 세계를 뒤흔든 초대형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구입해 놓았다가 600페이지가 넘는 압도적 분량에 질려 그동안 읽기를 미루었는데, 갑자기 표지에 박힌 ‘사이보그’란 단어가 눈길을 확 잡아끌더군요. 아∼! 이제는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제가 최근 1∼2년 사이에 읽은 책 중 이토록 유머와 위트가 매 구절 속속 베어들어 있으면서 머리를 망치로 두들기듯 깊은 통찰을 제공한 책은 없었거든요. 아니 어떻게 10만년의 인류사를 이렇게 간결하고(?!) 깊이있게 풀어쓴단 말입니까?

중세 역사(그것도 전쟁사)를 전공했다는 저자는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태어난 1976년생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입니다. 읽노라면 이제 겨우 40줄에 다다른 친구가 무슨 재간으로 이렇게 방대한 저작을 펴냈을까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는데, 그는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의 『총, 균, 쇠』에서 영감을 얻어 『사피엔스』를 썼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는 멀고먼 호모 사피엔스부터 최근의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해 온 인간의 역사를, 인류학·생물학·경제학·종교학·심리학·철학 등을 넘나들며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압축해 놓았습니다.

책은 모두 4부로 나뉩니다. 1부 「인지혁명」은 인류가 똑똑해진 약 7만 년 전에 대한 이야기인데, 요지는 인류가 이전과 다른 새로운 사고와 의사소통 방식을 익힘으로써 인간들끼리의 대규모 협력이 가능해지고 허구의 신화를 공유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2부 「농업혁명」은 약 1만2,000년 전 인간이 자연을 길들인 때에 대한 내용입니다.

동물과 식물이 영혼의 원탁에 앉은 동등한 존재에서 한낱 인간의 소유물로 전락함으로써 초래된 갖가지 변화상에 관한 설명이지요. 3부 「인류의 통합」은 화폐·종교·제국에 관한 저자의 독특한 통찰이 가장 빛나는 부분으로, 그는 인간 고유의 언어 능력 덕분에 상상속의 허구에 불과한 이들 3가지가 역사를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합니다. 상당히 생소했지만, 읽다보니 연신 고개가 끄덕여지며 수긍할 수밖에 없더군요. 4부 「과학혁명」은 약 500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위험할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에 관한 서술입니다. 현재 스스로를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 중에 있는 인류가 앞으로는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 질문하면서….

길가메시(죽음을 없애버리려 했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영웅) 프로젝트가 더욱 탄력 받아 추진될 게 빤한 오늘날, 한의학이 지향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요? <값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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