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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 교사일기 112] 자신을 살찌우는 여름방학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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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일주일에서 열흘만 지나면 즐거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고등학생들은 대학진학을 위한 보충학습 때문에 방학다운 방학을 보내기가 어렵겠지만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평소에 다니지 못했던 곳을 찾아간다든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기초가 부족한 과목에 대한 보충도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간이기에 방학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하면 자신에게 유익한 기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60년대초 초등학교 시절에 여름방학을 맞아 용인에서 조금 떨어진 송전이라는 곳에서 목회를 하시던 외삼촌댁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개울을 건너다 거머리가 다리에 붙어 그것을 떼어 내려 애쓰던 일들과 인근 저수지에 물뱀들이 떼지어 다니던 모습에 기겁을 하며 도망치던 일들이 4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억에 생생하다. 또한 그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는데 중학교 1학년 때였다. 국어를 담당하신 선생님께서 각종 기관에서 사용하는 서식들을 모아오라는 숙제를 내셨는데 그 덕분에 서울 시경, 호텔, 시청, 은행 등 각종 공공기관들을 찾아다니면서 그곳에 계신 분들께 학교 숙제 때문에 왔다고 말씀드리고는 서식들을 챙겨온 기억이 난다. 그 때문에 수줍음이 많던 성격이 많이 변하였다. 어떤 곳이라도 용기를 갖고 다닐 수 있는 배짱이 생긴 것 같다. 그런 숙제를 내주신 국어과 서진원 선생님께 감사한다.
 이와 같이 방학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너무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방학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요즘과 같이 사교육에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뛰어든 지금, 방학을 이용해서 부족한 교과목을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다지만 여행을 통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그 여정을 통해 자신을 더욱 단련시키는 고생을 경험한다든지 친지들의 집을 찾아 인사하는 등 평소 학교 공부하느라 할 수 없었던 새로운 활동들을 마음껏 할 수 없는 현실에 방학을 앞둔 마음이 밝지만은 않다.
 다만 학교에서의 보충학습기간이 방학 내내 운영되지 않는다면 단지 며칠간의 짧은 여행이라도 좋을 것이다. 그 효과는 충분히 거둘 것으로 생각하며 또한 여름방학중이라도 짬짬이 시간을 내어 독서삼매경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지! 모쪼록 자신을 살찌우는 안전하고 멋진 방학이 되길 기원해 본다.

송악고 교사/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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