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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장동환 석문초등학교 교장 - 학부모 허리 휘는 방학이 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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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를 시청하다가 ‘방학 아닌 방학-고액 과외에 허리가 휜다’라는 보도를 듣고 걱정이 앞섰다. 늘 공부에 지쳐있는 우리 학생들이 방학때만이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며 보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고등학생의 얘기겠지’하고 지나치려다가 ‘초·중학생들의 경우는 어떨까?’하고 인터넷 자료를 검색해 보았다. 올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 글에서 요즘 학생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문제집은 무엇이 좋고 공책 정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며 교과별로 공부하는 요령은 이렇다’고 답변했다. 요즘 학생들의 고민이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방학 아닌 방학’이라고 하고 너도나도 학원과 족집게 과외, 어학연수에 매달리기에 부모들의 허리가 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물론 학생들이 공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부존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된 데는 높은 교육열과 향학열이 한 몫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창의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지식은 곧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방학때만이라도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세계화된 지구촌은 치열한 경쟁사회이기도 하지만 서로 협조하며 조화를 이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다. 공부에 매진하는 일은 남보다 월등한 지력을 앞세워 경쟁 사회에서 이길 수 있는 지름길을 찾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좀더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인성을 기르고 협동심을 배양하는 기회로 방학을 이용해야 한다.
 방학은 방학만이 갖는 특성이 있다.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자유로운 시간 계획을 가지고 다양한 계획을 세워서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방학이다. 이번 방학에는 다양한 체험과 현장 학습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림의 소중함을 깨닫고 서로 협조하며 살아가는 파트너십을 체득하는 활동을 해 보자.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학기 중의 생활 때문에 찾아뵙지 못했던 집안 어른들께 인사도 드리고 땀 흘려 농촌 체험을 하면서 따뜻한 인간적인 정도 나눠 보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하거나 수영캠프, 영어캠프, YMCA캠프 등 각종 여름 캠프에도 적극 참여해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보자. 뒷동산 숲의 생태를 관찰하고 조사하여 보고서를 작성해 보기도 하고 우리 고장의 하천과 갯벌 탐사를 통해 환경보전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도 가져 보자. 고장의 위인·열사들의 발자취를 살펴 애국애족의 정신을 본받고 전국학생과학발명품전에 가서 스스로 심사위원이 되어 각 작품들을 평가해보는 일도 창의력을 기르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평소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했던 책을 읽으면서 사색에 잠기는 일도 중요하다. 특별히 뒤떨어지는 교과가 있다면 따라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방학이기도 하다.
 더 이상 학생들이 학원 수강과 족집게 과외로 지치고 학부모는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는 방학이어서는 안 된다. 모든 교과를 복습한다든지 문제집을 몇 권 푼다는 계획보다는 방학이기에 해 볼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 다양한 체험들을 해보고 특별히 보충해야 할 교과가 있다면 집중적으로 따라 잡는 기회로 활용하자.
 여름 방학을 알차게 보내는 일은 방학이 갖는 특성을 잘 살린 계획을 세워서 활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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