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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26>-『特用作物敎科書』①
作物栽培에 적용된 近代性
2016년 04월 29일 () 11:17:29 안상우 mjmedi@mjmedi.com


일제강점기 식민통치하 조선의 농업학교에서 사용한 특별한 교과서 1종을 소개하기로 한다. 책 제목은 『특용작물교과서』로 특용작물이라 명명했지만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물을 다룬 것은 아니다. 水稻作 위주로 식량원을 확보하기에 급급했던 농사패턴에 쌀과 보리 등 미곡류를 제외하고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몇 가지 특수작물에 대해 재배 현황과 형태, 기후, 토질, 품종, 그리고 재배시 유의점 등에 대해 기술해 놓은 것이다.

   
◇ 『특용작물교과서』

1912년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것으로 저자도 조선총독부 명의로 되어 있다. 농업교과서로서 일반적인 특징 이외에 조선의 土質이나 氣候조건에 알맞다고 생각되는 20여종의 작물을 선정하여 해설하고 있다는 것이 특점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식민통치 초창기인데다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기 전이라서인지 책의 지질이나 양장본으로 묶여진 제책 형태 등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본문에 앞서 맨 먼저 화보면을 두었는데, 관련 사진이 삽입되어 있다. 목포의 목면 품종시험재배, 안동의 大麻 수확상황, 충주의 煙草 재배 상황, 그리고 지역은 밝혀져 있지 않으나 蔘圃의 인삼 生育 상황, 이렇게 4종이 수록되어 있다. 흑백사진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선명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사진들은 아마도 과학적 영농법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나 싶다.

緖言이라고 적은 서문이 2면 들어 있지만 형식을 갖춘 글이 아니라 4조문의 간략한 내용을 개조식으로 쓴 범례에 가깝다. 다음이 목차인데, 총론에 이어 본론에서는 작물마다 章으로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전반적으로 피복과 섬유소재인 목면과 대마, 연초와 茶와 같은 기호품, 감자, 호마, 깨, 피마자, 땅콩 등 식용작물 몇 가지, 그리고 옻나무 등 20여종의 작물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각장은 종별로 구분되어 있으며, 간혹 어떤 것은 부속 항목이 들어 있는데, 종목은 먼저 한자명 이름을 적고 그 아래 괄호를 쳐서 한글로 표기하였고 그 오른 편에는 히라가나로 일본음이 적혀 있다. 또 이와 함께 라틴어 학명도 기재되어 있어 교과서다운 풍모를 갖추고 있다. 본문의 수록순서는 草綿, 大麻, 靑麻, 苧麻 附亞麻, 楮 附三椏, 莞草, 藺, 杞柳, 蓼藍, 煙草 附茶, 甛菜 附甘蔗, 胡麻, 荏, 󰜋麻, 落花生, 漆樹, 人蔘, 除蟲菊, 薄荷 등이다.

본문의 기재내용은 품목마다 완전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유사한 항목이 설정되어 있다. 예컨대, 莞草의 경우, 형태, 기후, 토질, 품종, 苗의 養成法, 本畓의 整地, 비료, 移植, 手入, 수확, 조제, 효용 순으로 기재되어 있다. 여기서 手入은 除草와 施肥를 비롯하여 재배시 사람의 손이 미쳐야만 할 요소들을 적어놓은 것으로 바람을 막아주는 일이나 새끼로 묶어주는 일 등이 적혀있다. 調製는 약을 만드는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확 후 작물의 용도에 따라 가공을 달리하여 장만하는 방법을 논한 것이다. 효용 또한 작물의 부위나 쓰임에 따라 용처를 나누어 기술하였다.

이미 재배가 일상화된 목화나 삼, 모시 등과 같은 경우, 재배 현황이 소개되어 있다. 또 품종에 있어서는 조선의 재래종이나 새로 육종된 품종, 혹은 서양종 같은 것들이 비교대상으로 기술되어 있기도 하다. 특히 각종마다 원식물을 상세하게 그린 세밀화가 수록되어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꽃이나 줄기, 뿌리 등 주요부위를 확대하여 그려놓았다. 또 어떤 경우는 가공에 필요한 도구나 장치들을 그림으로 그려 수록하였는데, 이렇듯 상세한 도면이나 삽화야말로 기존의 전통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근대성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작용하였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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