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이병희, 54)와 오랜만에 옛날 사진들을 뒤져봤다. 언제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사진 속에서 내가 잃어버린 미소를 발견했다. 그리고 군대에서 찍은 사진, 딸들과 찍은 사진 등 추억이 깃들어 있는 사진들을 보며 잠시나마 흐뭇한 생각에 젖어 보았다.
첫 번째 사진은 척 봐도 알 듯이 군생활 때 찍은 사진이다. 1969년부터 강원도 철원의 3사단에서 하사관으로 군생활을 했었는데 행정반에서 상급부대와 통화하며 찍은 사진이다. 자세가 무척 ‘거만’한데 표정까지 ‘거만’한 것 같다. 젊었을 적 모습은 이 군생활 시절 찍은 사진들에 잘 나타나 있다.
두 번째 사진은 아내와 함께 참석한 친목모임에서 찍은 사진이다. 기억하기로는 1980년대인데 장소가 어디인지, 어느 모임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내가 워낙 무뚝뚝하니까 아내가 내게 애교를 피우면서 장난을 칠 때 누군가 사진기를 들이댄 것 같다. 이 사진에 찍힌 내 밝은 표정이 보기 좋았던지 큼지막하게 사진을 확대해 내게 선물해줬다. 내 표정도 보기 좋지만 나는 아내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기분이 좋아졌다.
세번째 사진은 두 딸 지혜(32)와 인혜(27)와 찍은 사진이다. 두 아이 모두 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많지 않은데 몇 안되는 ‘잘 나온’ 사진이다. 아빠와 찍은 사진이다. 두 녀석이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정리 / 김기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