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 태권도 역사의 산 증인인 이병노(51세) 총관장이 최근 최고수급인 8단에 승단해 주위의 축하를 한몸에 받고 있다.
현재 도협회 전무이사를 맡아 바쁘게 도와 중앙을 오가고 있는 이관장은 먼 지방 출장이나 과음했을 때 한달에 너댓번을 빼고는 거의 매일 당진체육관이나 강호체육관, 협회체육관, 대천 무술도장 등을 순회하며 새벽수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장은 2000년 12월 2일 국기원에서 심사를 받은 뒤 12월 30일 국기원으로부터 단증을 받았다. 8단 승단은 태권도 승단시험의 까다로운 연한제도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실제로 충남에 두사람이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6단에서 6년간 수련을 해야만 스승으로부터 7단 승단 심사를 볼 수 있는 승인을 받습니다. 또 7단 승단일로부터 8년간 계속적으로 수련을 하고 태권도 업무에 종사하면서 스승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대한태권도 협회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야 8단 승단에 응할 수 있는 것이죠. 승단 응심은 국기원에서 세계 각국의 고단자와 함께 치릅니다.”
태권도에서는 승단을 위한 응시를 ‘응심’이라고 부른다. 이관장은 이번 응심에서 그동안의 자격증과 주어진 주제의 논문을 제출하고 품새로서 십진과 천권, 한수를 선보였으며 발차기와 겨루기, 면접 등 다섯가지 관문을 모두 통과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35년간을 태권도에 몸바쳐온 이관장은 앞으로 9년동안 건강을 지켜 9단 승단에도 이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예의와 정의와 인내를 요하는 태권도를 평생의 벗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는 이관장은 97년, 한국의 정통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3년간 일해서 모은 돈을 털어 자신을 찾아왔던 이디오피아의 젊은이 ‘아디스’가 수련을 거쳐 3단 단증을 받고 돌아갔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이관장은 또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의의와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국민들이 미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본부를 둔 태권도는 현재 161개국에 4천만명의 동호인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쿵푸, 일본의 가라데 등 태권도와 비슷한 투기종목을 제치고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김운용 총재의 국제적인 친화력과 무인으로서의 인품, 위상, 수십년에 걸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어 얻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2000년 올림픽을 지켜보면서 그 어느 경기장보다 태권도의 열기가 높은 반면 정작 종주국인 우리 국민들의 태도가 너무 시큰둥하고 태권도인 스스로가 자부심을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까다로운 경기 룰 때문에 경기가 다소 단순해 보이기는 했지만 앞으로 계속 룰을 개발해나갈 문제인 만큼 우리 스스로 우리 국기의 위상을 높여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