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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역사·문화적 의미를 담은 콩쥐 팥쥐
도서비평 | 콩쥐 팥쥐(초등학생을 위한 새로 보는 옛이야기1)
2016년 06월 10일 () 09:01:35 김홍균 mjmedi@mjmedi.com


오늘은 우리 옛이야기를 골라 봤다. 신화나 전설과는 다른 우리 옛이야기의 민담(民譚)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을 통틀어 설화(說話)의 범주로 정하기도 한다.

   
허순영 著
김미정 作
노란돼지 刊

이런 신화나 전설, 또는 설화와 민담을 정하는 기준은 실제에 있어서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져 있기 때문에 학자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기도 하여 여기서 그 논쟁은 피하기로 하자. 다만 오늘날 이러한 이야기들에서 역사적 의미를 찾아낼 수도 있기 때문에, 역사학에 있어서는 실제 사건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기도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와는 달리 필자는 <콩쥐 팥쥐>의 역사적 의미를 찾아보고, 가급적 의사학적 의미가 없는지 살피고자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런 것은 없다.

왜냐하면, 신화나 전설은 역사상 사건을 소재로 하고 증거물이 남아 있다는 특징이 있지만, 일정한 구조를 가진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한 이런 설화들은 흥미와 교훈을 위해 사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이야기를 오늘 구태여 들먹이는 것은 되돌아 살펴보아 찾아볼 만한 것이 약간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홀아버지와 함께 사는 콩쥐에게 새어머니와 함께 들어온 동생 팥쥐가 만나 같은 집에서 살게 될 때부터 시작된다.

이들 이름이 하필이면 콩쥐이고 팥쥐이냐인 것부터가 심상찮다. 왜냐하면 오늘날 콩은 그 원산지가 한반도 북부의 만주지역이고, 팥은 우리가 거리가 먼 중원의 어떤 지역일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콩의 문화권이 팥의 문화권에 의해 도전받았던 기록의 한 측면을 나타내고 있는 이 이야기는, 결국 곰의 문화권이 호랑이의 문화권에 의해 도전받았던 단군신화와 유사한 개념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콩쥐와 팥쥐가 김매는 장면에서도 자갈밭과 모래밭, 나무호미와 쇠호미, 보릿겨 밥과 쌀밥이 대비되는 음양(陰陽)적 역전도 묘미지만, 중원의 밭농사와 한반도의 논농사가 대비되는 측면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료로서의 충북 청원군의 볍씨는 무려 1만3000년 전의 일이기 때문에, 구석기시대부터 있어왔던 우리의 문화를 소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점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가 몇 개의 장면으로 나눠지는데, 선주민 집단이 이주민 집단과의 결합을 통해 겪을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의 상황을 곁들여 살필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볼 만한 요소가 있겠다.

물론 이 콩쥐 팥쥐의 이야기를 좀 더 뜯어보면, 탈무드이야기, 팥죽할머니 이야기, 신데렐라 이야기, 우렁각시 이야기들이 복합된 요소도 보인다.

이런 이야기들은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외래 민담이 흘러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라면 이 이야기가 1930년 평안북도에서 임석재 선생의 민담채취본에 근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청나라 이후의 대륙과의 교통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된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봐도 될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아쉬운 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 이야기의 출처만 밝힐 것이 아니라 유래와 근원에 대한 일말의 단서가 될 만한 언급이 있다면 좋을 법하다.

하지만, 그런 것을 저자에게 요구하기는 필자의 욕심이 아닌가 하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초등학생을 겨냥한 우리 민담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는 뒷날 학문적 연계를 통해 다각적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겠다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값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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