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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진돈의 도서비평] 짐모리슨 음악세계에 깃든 시인 랭보의 삶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
2016년 07월 01일 () 09:10:25 김진돈 mjmedi@mjmedi.com


이 책은 짐 모리슨의 음악과 정신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진 19세기 프랑스 시인 랭보와 짐을 비교 관찰한 책이다. 시인과 록 싱어인 두 사람은 이질적인 요소도 있지만 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했다든가 4년 동안 시작활동이나 록음악계에 이름을 올리며 죽고 나서 더 유명해졌다는 점 등 유사성이 존재한다.

   
윌리스 파울리 著
이양준 譯
사람들 刊

하지만 랭보와 짐 모리슨을 공동의 끈으로 묶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시대를 뛰어 넘는 반항의 코드다. 랭보는 오늘날에도 현대의 영웅이자 모더니즘의 창시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는 일상에 늘 반항했다. 랭보는 짐이 숭배했던 반항아로 랭보의 시를 읽고 분석하며 자신의 모델로 삼았다.

랭보는 16세에서 19세에 이르는 4년 동안 자신의 전 작품을 써내고 스무살도 되기 전에 시 쓰는 일을 그만둔 뒤 랭보의 삶은 하나의 신화가 되었고 상상 속에서 써냈던 방랑의 삶속으로 실제로 들어갔다. 지적 조숙 뒤에 이어진 갑작스런 문학포기는 랭보에 대한 갖가지 억측을 낳게 했으며 누구나 풀어보려고 하는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생애 마지막 십년에 해당하는 기간이 열악한 환경과 싸우며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 무역 상사에서 일했다. 그의 생애 마지막 해인 1891년에 무릎에 심한 종양으로 인한 심한 고통 때문에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37세로 사망한다. 랭보의 유년시절은 사랑과 애정이 결핍된 시기였다. 일상에서 애착을 느끼기보다는 반감을 느꼈던 시기이다.

숨막히는 분위기의 가정에서 반항심을 키운 유년시절과 시 속에 파묻혀 보낸 사춘기를 거친 랭보는 영혼의 세계에 도달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뒤에 자신을 성인의 길로 인도하게 되는 철학을, 단테는 예술세계를 지속시켜 주는 인도자 역할을 신학에서 아주 젊은 나이에 찾아냈다.

랭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택한 사제의 세계와는 다른 단테가 걸었던 시인의 세계와도 다른 견자見者의 세계를 찾아냈다.

짐이 자신의 밴드에 붙인 ‘도어스’ 라는 이름은 윌리엄 블레이크가 쓴, “인식의 문이 닦여지면 인간에게는 모든 것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라는 구절에서 따온 이름이다. 블레이크의 문구는 랭보의 그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문구의 뜻은 우리의 감각, 인간의 인식력이 갖춰지면 인간은 물질의 세계-육의 우주-와 혼의 세계-영원이라 할 수 있는 영의 우주-두 세계를 동시에 사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의미이기에 두 인물을 한데 묶는데 도움이 된다.

모리슨은 랭보가 19살 때 문학활동을 중지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모리슨은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었기에 자신의 활동기간도 그리 길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진정한 예술가를 이끌어가는 힘은 자기고립이며 자기희생이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랭보처럼 짐도 현실의 한계를 시험해보려는 여러 가지 형태로 권위에 반기를 들었다. 랭보의 작품들은 무신론자와 가톨릭 신자, 신비주의자와 초현실주의자 모두의 노선을 포괄한다. 남긴 작품은 탐색과 방랑, 신에 대한 불경과 기도, 순수와 지옥의 세계를 표현한 최고의 걸작으로 남아 있다.

또한 랭보와 니체는 행복하지 못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고 동시대를 살아가며 방랑과 이탈의 삶을 신봉했다. 랭보의 비전은 월트 휘트먼과 하트 크레인의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끊임없이 방랑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비옥을 상징하는 휘트먼의 대지와 메마름을 상징하는 크레인의 다리에 둘러져 있다.

랭보가 그리는 도시는 언제나 가공의 도시이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일상과는 상반되는 상상 속의 존재이다. 시 속에 미래의 도시를 그려냈는데 모리슨도 비슷한 느낌을 표해낸 바 있다. “그대가 이방인일 때 사람들은 낯설다”

철학자 니체와 시인 랭보는 예술창조에 수반되는 깊은 불안감과 여기에 상반되는 요구사항들의 기묘한 조화를 시험했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디오니서스적이고 『일뤼미나시옹』은 아폴로적이다.

랭보는 인간으로서 시인으로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했지만 그가 찾아낸 자유는 천사만이 견뎌낼 수 있는 고독이 수반된 것이었다. 랭보만큼 다양하게 해석되고 전설적 존재로 남은 시인 일대기 같은 사람이 짐 모리슨이다. 그는 전설을 낳았고 실체는 안개 속에 있다.

당시 다른 음악 밴드들은 사랑과 평화를 노래하는 반면 도어스는 성과 죽음에 대해 노래했다. 『타임』지는 “나는 반항, 무질서, 혼란에 관심을 느낀다” 는 짐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는 랭보, 아르트, 로트레아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헤밍웨이가 그랬고 거트류드 스타인이 그랬고 헨리 밀러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미국을 떠나 파리로 자발적인 유배를 떠났고 7월에 삶을 마감했다. 당시 그의 팬들에게 브루스 가수였고 유행가 가수였으며 샤먼이었다. 랭보처럼 짐 역시 죽은 뒤에 전설적 인물이 되었다.

시를 읽는데 있어서 우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읽는 법과 한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서 읽는 법 두 가지다. 짐 모리슨은 여러 곡에서 전형적인 자아도취의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예술가의 존재방식이고 자신의 에고를 지키려는 천성은 예술가에게서 두드러진다.

그것은 피카소, 렘브란트, 장 콕토가 그린 자화상 속에 담겨 있고 T.S 엘리어트가 『프루프룩』에서 우리에게 제시한 것이며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학교 어린이들 사이에서>를 통해 표현해낸 자화상이다. 에릭 사티의 피아노곡 <퍼레이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역시 자화상이다. 짐 모리슨은 <다른 편으로 뚫고 나아가라> <끝> 등에서 자화상을 제시했다.

현대시단의 대표적인 봐이유인 랭보를 통해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려는 욕망 그리고 다양한 가면 속에 자신을 숨기고자 하는 그의 욕망(내지는 고통)을 읽을 수 있다.

랭보의 생애는 끊임없는 길 떠남의 연속이었다. 랭보만큼 도주와 도피를 시의 주제로 자주 올린 시인은 없다. 프랑수아 비용이 그랬듯 랭보도 굶주림과 가난, 걸인과 방랑자의 생활을 알고 있었다. 유성처럼 조숙했던 랭보의 생애는 35세에 죽은 모차르트의 생애와도 비교되곤 한다.

짐 모리슨이 젊은 세대의 시인 가수가 되었듯 랭보는 젊은 세대의 시인이 되었다. 그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자기표현욕은 젊은이들과 자유와 새로운 출발을 갈망하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세 명의 봐이유 시인들-비용, 랭보, 짐 모리슨-은 젊은 열정으로 자신들을 표현하며 반항했다. 이들은 당대에 자신만의 독자적인 경지를 구축했다. 저자는 이를 이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완전하고 절대적으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랭보를 통해 짐 모리슨의 사상계에 들어갈 수 있고,짐 모리슨으로 인해 랭보의 우주를 비행할 수 있는 것은 으뜸 미덕이다. 학자로서의 지평을 대중음악 영역으로 확대하여 집중적 비교 관찰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인문학적 가치를 증대시키며, 책을 읽는 독자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움을 제공한다고 말한다.<값 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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