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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35>-『鍼灸受驗基本問題詳解』②
歪曲된 일본식 침구교육의 殘痕
2016년 07월 01일 () 09:10:44 안상우 mjmedi@mjmedi.com


지난 호에 이어 이 책의 본문에 실려 있는 대체적인 내용과 몇 가지 대표적인 기본 문답의 사례를 들어보기로 하자. 우선 해부학편에는 골의 형상, 종류, 구조에 대해 기술하라는 문제가 가장 먼저 나온다. 서양의학의 해부학이 기본적으로 골학에서 출발하는 것은 인체를 구조적이고 물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학에서도 골은 정수를 간직하고 뼈대를 이룬다는 점에서 인체의 가장 우선할 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골이 첫머리에 나오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생리학편에서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소, 5대 영양소와 그 역할, 신진대사, 비타민 등에 관한 문답이 맨 먼저 등장한다. 금세기 인류의 기아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랑하는 영양학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 영향력은 지금도 가히 절대적이라 하겠지만, 이 허점 많은 분석적인 지식으로 말미암아 전통적으로 생명현상을 설명해 왔던 정기신혈에 대한 지식체계의 틀이 붕괴되었다는 점에서는 무척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병리학편에서는 혈액순환 장애와 빈혈, 충혈, 울혈, 출혈, 栓塞 등에 대한 내용이 가장 앞장서 등장하고 있다. 영국 의사 하비(1578~1657)가 혈액순환을 발견함에 따라 비로소 근대의학의 지평이 열리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기본적인 순행이론은 동서의학이 대동소이하다. 다만 경락설에서 인체의 생체신호체계와 혈행순환이 혼재되어 논의된다는 점이 서양의학에서 혈관계와 신경계가 명백하게 구분된 것과 대비되는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위생학편은 사실 근대서구의학이 아시아 전통의학에 비해 가장 비교우위를 주장하는 부분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먼저, ‘公衆衛生이란 무엇이냐?’로 시작하여 개인위생, 면역, 보균자, 예방접종, 공기오염에 관한 항목들이 줄을 이어 수재되어 있다. 바로 여기에 등장하는 항목 하나하나가 개항기 이후 한의학이 비과학적, 혹은 미신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비난받을 때나 나아가 한민족 전통문화의 전근대성을 지목할 때에 빠지지 않고 지목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살균법으로 인간이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이 아니며, 현대의학이 전염병을 완벽하게 극복한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기나긴 인류와 질병과의 싸움 가운데 한 장면이었을 뿐이다.

이어지는 증후개론편에서는 전분야에 걸쳐 범발적으로 전염성질환이나 양의학적인 질병증상 및 그에 대한 병리해설, 대처법 등이 나열되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오늘날 한의학 교육의 현장에서 동 ‧ 서 의학이 무질서하게 혼재된 양상으로 진행되는 현실이 어디서부터 출발되었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다.

6편에서야 겨우 한방개론이 등장하는데, 그 첫머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漢方原理의 大要를 記하라’, ‘漢方醫學의 발달에 있어 兩漢時代의 特色을 기하라’, 등등. 질문의 요지도 막연할뿐더러 秦漢시대 고대의학이 한방의학의 가장 큰 특색처럼 여기게 된다. 뒤쪽으로 갈수록 한방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만, ‘현대의학의 입장에서 한방의학을 비판하라’는 문항까지 있어 이 문제집이 과연 한의학도를 위해 집필된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7편 침이론, 8편 구이론에 이르러서야 겨우 침구학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毫針에 대하여 …’, ‘金針, 銀針, 鐵針의 사용상의 특질’, ‘刺針의 방식과 그 優劣’ 등이 서두에 자리 잡아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마지막 치료일반에 있어서도 거의 대부분 양방질병명에 의한 항목들이 줄지어 있기에, 이것이 전통의학 지식을 시험하기 위한 문답이라 하기는 아무래도 어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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