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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호 칼럼] 성주의 주인이 진짜 분노하는 이유와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
2016년 07월 22일 () 09:24:01 한창호 mjmedi@mjmedi.com


힘의 논리만이 존재하는 사회는 정의롭지 못하다.

   
한 창 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

내가 읽은 역사서 중 가장 강렬한 영감을 준 책은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이다.

언제가 읽었던 “가해자의 편에 서는 것은 생각 있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는 하워드 진의 말은 항상 나를 뜨겁게 만든다. “가난한 이들의 외침이 항상 정의롭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가 무엇인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도덕성을 상실한 지배계급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역사이다.

역사는 우리들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것이다.

어려선 난 어쩌면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은 받지 못한 것 같다. 국사 성적을 잘 받고, 국민교육헌장을 줄줄 외우고, 국가에 대한 충성과 애국을 배우는 것이 역사교육의 모든 것으로 잘못 알고 컸다.

나이가 들면서 안 사실은 객관적인 역사는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것이며,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자민당 아베정권이 참의원선거에서 50%가 넘는 압승을 거두고 있는 현상을 분노만 할 일이 아니라 이해해야한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일명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정부로부터 단 한 번의 언질이나 의사 타진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 받아서 지역의 관민이 모두 공분하고 있다.

성주 참외가 아니었다면 요즘 시끄러운 성주 주민들의 분노에도 더 무감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태도는 마치 일본군 성노예로 고통을 당했던 할머니들을 가슴으로 감싸 안지 못하고 제 마음대로 배상 협상을 끝내버림으로 해서 일본 정부에게 면죄부를 준 것과 닮아있다.

정부는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기 위해 레이더 전자파의 무해함을 강변하며, 환경영향 평가를 하겠다고 하면서 환경오염의 문제로 위장하고 있다. 사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같은 단일체계의 요격용 무기가 아니다. 21세기 미국의 첨단 전략자산이다. 전략자산이란 특정 군사적 역할을 넘어 배치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무기를 말한다.

누구나 알듯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이 아니고 중국 포위라는 전략적 목적이 핵심 이다. 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당연한 일이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의 동조 또한 당연하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다. 당연히 중국의 전략자산을 성주에 배치한 사드에 대응 배치할 것이다. 러시아도 동조하여 극동군사력을 한반도 남쪽에 집중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이나 군사적 대응에 어떤 입장이 되겠는가? 북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여 주한미군을 견제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이해 못하는 국민이 있겠는가? 왜 어째서 국민을 적으로 돌리거나 주인을 객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국무를 해나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제는 분노를 넘어서 측은한 마음까지 든다. 결코 다수 국민들의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결정을 하면서, 다수 국민들이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방식으로 일을 저지르고 있는 정책을 수행하면서도 왜 그런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지 못하는 자들이 측은하다.

더군다나 성주주민들을 국가안보보다 자신의 이득을 앞세우는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 사드가 배치되면 이 지역은 지역 내 전략자산의 제일 공격목표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생존권의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정부는 강력한 처벌을 말한다. 지난 15일 성주를 방문한 총리에게 계란과 생수통을 던졌다고 경북경찰청이 즉시 25명이나 되는 전담반을 만들고 폭력행위에 참가한 주민들을 색출한다고 한다. 총리 일행이 탄 버스를 트렉터로 막아선 주민에게는 도로교통법보다 더 중한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검토한다고 한다.

왜 참외 농사짓는 선량한 농민들이 생업을 내려놓고 몰려갔는지는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는다. 정작 자기 마을에 미국의 전략무기가 들어오는데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는 단 한 마디의 상의도 없이 결정하고 잠자코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나서서 ‘불필요한 논쟁’이라며 일갈해 버렸다.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누구를 위한 일하는 공복인가?

더 큰 혼란과 더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폭압으로 진압하면서 집행해야만 일이 되는 걸로 잘못 알고 있는 정부가 안쓰럽다. 그렇게 해서 지켜지는 권리는 누구의 권리이고, 그렇게 해서 가지게 되는 이득은 누구의 이득인가? 제 국민들의 뜻을 무시하고, 제 동포들의 분노를 제압해서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원한다. 이곳이 조상대대로 내려온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이고, 우리의 자손들이 동포들과 행복하게 살아가야할 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피해를 피하고 싶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전쟁을 피하고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군축이다.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이 가진 자들의 불평들하고 모순된 요구임에도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더군다나 성주의 사드배치로는 우리 국민의 절반이 넘게 살고 있는 수도권의 방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를 지키기 위한 전략무기인가?

민족의 생존이 경각에 달려있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민족의 번영을 위해 재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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