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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민의 마음은 찢어지는데... - 이철환 전 충남도청 농림수산국장 전 당진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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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쳇바퀴식 지원으로는 안돼

 우리 농어업인들의 한숨은 언제나 멈출까? 풍성한 가을걷이를 앞두고 왜 이리 잦은 비와 태풍으로 또다시 걱정을 키우고 있고 급기야 봇물이 터진 자유무역협정(FTA), 그리고 이어서 한국과 유럽연합, 한국과 중국간의 협정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으니 이제 남은 여생, 한숨만이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 농어업인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우리 농수축산물만은 지켜져야 한다고 호소하며 아스팔트 위로 나앉고 말았다.
 말들은 풍성하다. 농어업은 생명산업이요, 자연산업이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인류와 함께할 산업이라고 떠들어댄다. 과연 이쯤에서 볼 때 우리 농촌, 농어민이 그렇게 귀중한 산업으로 여거지고 있다고 하겠는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입만 열면 경쟁력을 높이고 무슨 산지유통센터 건립, 무슨 구조조정하면서 당장이라도 농업, 농어촌을 살리는 것처럼 경솔하게 떠들어댄다.
 이제 농수산물의 국제화, 세계화에 중앙정부도 자치단체도 나열식 말잔치 행정으론 안된다. 언제나 큰 댐이 무너질 때는 큰 구멍으로부터 시작되던가? 작은 개미구멍에서 비롯되어 댐이 무너지는 것이다. 이제 우리농민들은 지쳐있다. 전망도, 희망도 없다며 이미 농심은 찢어졌다. 다람쥐 쳇바퀴식 탁상행정 지원으론 살릴 수 없는 긴박한 처지에 놓이고 있다.
 시간이 없다. 중앙정부가 못하면 자치단체에서만이라도 구체적이고 확실한 지원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당진군 농수산업의 취약점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또한 당진군 농수산업의 이점도 갖고 있지 않은가? 예를 들면 수도권시장 1시간대 진입 장점을 살려 생산, 유통, 판매 시스템을 구성하고 산과 들, 바다와 조화로 특산품과 자연관광자원을 연계한 3차원 농어업 지원의 육성농정시책, 그리고 우리 당진군의 특산품만이 갖는 다양한 성장 잠재력도, 진품명품 농산물 생산이 충분하지 않은가? 당진쌀, 꽈리고추, 쪽파, 느타리버섯, 돼지고기, 한우고기, 사과, 배, 황토감자 등 말이다.
 이러한 특산품들을 생명공학 등 신기술과 첨단 마케팅 기법 등 경영여건을 당진군이 앞장서서 개선 지원한다면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충분하다. 또한 우리 당진군에는 쌀생산(전국최고), 시설원예, 화훼, 축산 등 앞선 농업인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도와주면 부농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당진군의 농수산업 비중은 매우 커 ‘농업군’이라고 하지 않는가? 쌀 중심, 축산 중심의 구체적인 지원계획만이라도 먼저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 당진군이 매년 1차 산업에 투자하는 예산을 공무원들의 생각과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세울 것이 아니고 농업인과 소비자와 행정이 함께 세우는 ‘농·소·정’ 협의체를 구성하고 참여시켜야 한다. 지원예산 편성은 수혜자인 농어업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농수산물의 원가산정에서 유통, 판매까지 계산하도록 해야 한다. ‘메이드-인 당진’ 농축산물의 생산 주인은 농어업인들이기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 확산에 따른 선택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또다른 방법이 없다.
 5만여 우리 당진군 농어업인들은 소리 없는 울부짖음으로 이제 심신이 지쳐있다. 이제 군더더기 말잔치 행정은 듣고 싶지 않다. 이미 수없이 들은 이야기다. 그들은 더 많이 알고 있다. 그들은 정확한 기술을 갖고 있고 자격 있는 감독관이기 때문이다. 어느 품목에 얼마의 예산으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떻게 지원하고 육성하고 판매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제 행동과 실천만이 농수산업을 살리는 길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 농어업인에 대한 복지 문제, 경쟁 작목에 대한 연구회와 자조금 제도 확대·확충문제, 농어업인에 대한 시장교육의 실행과 농촌생활문화에 대한 지원사업 등을 착실히 엮어보자. 당진의 쌀, 당진의 축산은 누가 뭐라해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무수히 나붙은 거리의 간판도 기업하기 좋은 당진만이 아니라 ‘도시민과 함께하는 당진농업’임을 자랑해보자.
 농업, 농촌, 농민을 외면한 당진군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철의 도시’ 당진으론 농수산물의 청결과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킬 뿐이지, ‘선진군’이 절대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당진 농어업의 성공적 관건은 첫째 기술이요, 둘째 경영이요, 셋째 시장에 관한 최신 정보를 얻지 못하고서는 안된다. 행정에서는 이 부분의 지원을 아껴서는 안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 농어업인들이 확실한 땅과 바다에 대한 철학과 사랑을 갖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당진군의 2, 3차 산업시장은 경인지역에 모두 내놓고 말았다. 공산품시장, 노동시장, 기술시장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그렇다면 1차산업 경제 만이라도 확실히 따라잡아야 하지 않을까? 서해안의 중심도시, 강한 당진을 만드는 길은 농림어업을 키우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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