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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문화제의 인기스타 김호영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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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노래자랑 인기 한몸에 받은 올해 나이 90세 할아버지 민요, 시조, 무용, 스포츠댄스 등 다재다능

 지난 14일 막을 내린 제31회 상록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군민노래자랑. 군민노래자랑은 전야제를 포함해 3일 동안 진행되는 상록문화제 행사의 마무리를 장식하기 때문에 매회 행사의 클라이막스였다. 행사기간동안 다양한 체험행사에 참여하긴 하지만 중요한 무대행사에서는 주로 관객이 될 수밖에 없는 군민에게 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내가 주인공’인 신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도 수십명의 주민이 출연을 신청해 문전성시를 이룬 군민노래자랑. 그런데 올해는 역대 군민노래자랑 행사 참여자 가운데 최고령 출연자가 무대에 올라 화제를 뿌렸다.
 주인공은 바로 김호영(90) 할아버지. ‘나이 90의 출연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좌중의 뜨거운 격려를 받으며 입장한 할아버지는 금박장식이 화려하게 수놓인 무대복을 제대로 갖춰입고 노련한 무대매너로 한껏 노래솜씨를 발휘해 좌중을 사로잡았다.
 “용두산아 용두산아 너만은 변치말아~”
 ‘용두산 에레지’를 구성지게 부르는 동안 할아버지의 몸은 그동안 몸에 밴 춤사위를 주체하지 못해 저절로 리듬을 타고 흔들렸다.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가 터진 것은 당연한 일. 이번 군민노래자랑의 인기상은 단연 김호영 할아버지에게 돌아갔다.
 당진읍 코오롱하늘채 아파트에서 막내아들 진수(42)씨와 편안하게 살고 있는 할아버지는 노래뿐 아니라 고전무용과 시조경창, 사물놀이, 심지어 스포츠댄스까지 베테랑인 만능 예술가다. 요새도 노인건강교실에서 자신보다 젊은 노인들에게 사물도 가르치고 민요시간에는 선생의 가락장단을 할아버지가 맞추신다. 상록문화제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에는 공주에서 열린 시조경창대회에서 금상을 받으셨다. 할아버지의 집에는 2001년 전국노래자랑 당진편에서 받은 ‘인기상’ 트로피가 잘 보관되어 있다.
 “아버님이 받으신 거라 더 잘 신경써서 보관하고 있어요.”
 막내며느리 김소라(37)씨가 트로피를 보여주며 말했다. 할아버지는 ‘한 집에 살며 큰 소리 한 번 나게 한 적 없는 참 착한 며느리’라고 소라씨를 칭찬해 마지않았다. 신평에서 제법 큰 농사채를 경영하며 6남매를 다 키워 독립시킨 후 작년에 읍내로 이사나온 할아버지는 1994년 할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신 뒤 바로 시골로 내려온 막내아들내외와 함께 살고있다.
 할아버지의 바램은 한 집에 사는 손주 찬영(13)·주영(11)이를 비롯한 12명의 손주와 6남매 내외가 모두 건강하고 서로 화목하게 사는 것, 그리고 자신은 건강하게 살다 후손에게 눈꼽만한 누를 까치지 않고 편안하고 깨끗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
 그래서 할아버지는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매일 오후 4시 30분 귀가하는 시간까지 할아버지는 민요, 시조, 무용, 댄스 등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동호인들과 어울려 가족과 독립된 시간을 한껏 즐긴 후 집으로 돌아오신다. 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만나는 가족들이 할아버지에게는 더욱 살갑고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할아버지는 이번 군민노래자랑에서 인기상 상품으로 받은 전기밥통을 기쁜 마음으로 막내며느리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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