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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진돈의 도서비평] 고대의 지혜와 긍정심리학이 검증한 행복의 가설
명품을 코에 감은 코끼리, 행복을 찾아나서다
2017년 01월 25일 () 11:35:13 김진돈 mjmedi@mjmedi.com
   
조너선 헤이트 著, 권오열 譯 물푸레 刊

이 책은 세계의 10대 위대한 사상을 통해 가설을 세우고 각 장은 세계의 몇 개 문명이 빚어낸 사상 한가지씩을 통해 행복을 증명해 나가며 현대의 과학적 증거에 의해 하나하나 의문을 제기한다. 과학적이고 심리학적으로 분명하게 증명된 행복을 삶에 각인시키는 경험을 하게 되고 행복과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에게 실제적인 인생충고서가 될 것이다. 행복을 찾아 고대의 지혜와 현대과학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여정으로 행복의 기술과 심리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책이다. 저자는 행복을 찾아 나선 인간마음을 코끼리 등에 올라탄 기수로 그리면서 코끼리와 기수 사이에 갈등과 조화, 협력을 통해서 풀어간다.

지혜의 말들이나 보르헤스의 사서들이 추구했던 답 등이 매일 홍수처럼 밀려들지만 이를 음미연구하고 의심하고 바로잡으며 우리 삶과 연결시켜 보자는 게 이 책의 목표다. 아우렐리우스는 전 우주는 변화를 그 기본 속성으로 하며 삶 자체는 우리가 거기에 갖다 붙이는 해석에 불과하다. 석가는 오늘의 내 모습은 어제 내가 생각한 것의 결과물이며 지금의 내 생각이 내일의 내 삶을 결정한다. 결국 내 삶은 내 마음의 창조물이다. 두 문장에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에 영향을 받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오직 그것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해석을 통해서이다. 고로 그 해석을 통제할 수 있다면 우리의 세계 역시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심리학 연구는 석가모니와 에픽테토스의 생각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인생에는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도 있으며 행복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만 안다면 부분적으로는 자기 바깥에서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쁨은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과정에서 경험된다. 세익스피어는 승리의 순간은 곧 끝난다. 기쁨의 영혼은 지금의 행위 속에 있다. 그러니까 기쁨은 목표를 달성할 때보다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길목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철학계의 이단아이며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글을 쓰는 대표적인 철학자인 로버트 솔로몬은 무집착의 철학을 인간성에 대한 모욕으로 보고 이에 직접적으로 도전했다. 많은 그리스 로마 철학자들이 옹호한 지적인 사색과 감정적인 부동심의 삶, 석가모니가 주장한 무위의 삶은 모두 열정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삶의 방식인데, 열정 없는 삶은 사실 인간의 삶이 아니다. 솔로몬의 메시지는 낭만적인 시인과 소설가 그리고 자연을 예찬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흔히 발견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우리는 자기 삶의 1/4밖에 못 살고 있다. 왜 우리는 시시하고 하찮은 것들에 코가 꿰인 채 자신의 감각과 잠재력을 녹슬게 하고 있는가? 들을 귀가 있는 자는 들어라. 그대의 감각을 총동원하라고 했다.

석가모니, 노자, 동양의 다른 현자들은 평화와 고요에 이르는 길을 발견했고 그것은 바로 내려놓는 삶이었다. 많은 이들은 어느 정도의 평화, 행복 그리고 영적인 성장을 경험했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 당장은 행복의 가설을 다음과 같은 음양 공식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행복은 안에서 온다. 그리고 행복은 밖에서도 온다. 음과 양의 삶을 살려면 길잡이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양의 지혜에서 얻을 수 있는 균형감각과 현대 심리학에서 배울 수 있는 노력하고 추구해야 할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다.

사랑과 일이 인간행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유는 이 둘이 잘 실행될 때 우리는 자아의 껍질을 벗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며 자신을 넘어서는 큰 일과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행복은 이 관계들을 올바로 정립하는데서 나온다. 행복은 석가모니나 에픽테토스가 생각했던 내부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며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요인의 결합에서만 오는 것도 아니다. 검증된 행복의 진화는 이렇다. 행복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데 있다. 행복은 내 안에 있다. 행복은 내 안과 밖에 있다. 행복은 사이에 있다. 행복은 사이에서 나온다. 행복은 안팎으로 온다.

만약 인간이 식물과 같다면 잘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행복공식, 행복(H)=설정값(S)+조건(C)+자발적활동(V)에서 조건은 정확히 무엇일까? 조건 중 제일 큰 부분은 사랑이고 두 번째는 올바른 종류의 목적을 추구하여 흐름과 몰입의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셀리그만은 칙센트미하이의 연구를 토대로 쾌감과 만족감을 근본적으로 구분할 것을 제안한다. 만족감은 나를 완전히 끌어들이고 내 강점에 의지하며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하는 활동이다. 자발적 활동(V)은 주로 나의 하루와 환경을 쾌감과 만족감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배열하는 문제라는 것이 셀리그만의 지적이다. 인간에게 사랑과 일은 식물에게 물과 햇빛에 해당한다. 프로이트에게 심리요법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과 일이라고 했다. 즉, 치료를 통해 이 두 가지를 잘 할 수 있다면 그 치료는 성공한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의 연구는 대부분 사람들이 세 가지 방식, 즉 직무, 경력, 소명 가운데 하나로 자신의 일에 접근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하는 일을 직무로 본다면 돈을 위해 그 일을 하며, 경력으로 본다면 발전과 명성과 승진에 더 큰 목표를 갖게 되고 일을 소명으로 볼 경우, 그 일 자체에서 충족감을 느끼며 일하는 동안 자주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또 뉴욕대의 에이미 우르제스니에프스키는 그녀가 조사한 거의 모든 직업에서 세 가지 성향이 모두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몰입의 개념을 창시한 칙센트미하이는 한 사람이 어떻게 한 분야에 이렇듯 몰입하고 헌신하며 창조적이 될 수 있는지를 알고자 했다. 찬란한 성공신화를 일구어낸 인물들의 인터뷰 결과 대부분은 처음의 관심과 즐거움으로 해서 몰입의 순간들을 경험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관계/가치와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며 이를 통해 몰입의 시기가 한층 더 길게 이어지는데, 몰아적 관여라고 했는데 이는 단순히 빠져들어가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이다.

만물은 대립물들의 충돌에 의해 생성되고 대립물이 없이는 진보도 없다. 끌어당김과 밀어냄, 이성과 정열, 사랑과 증오는 인간 존재에 필수적이라는 게 이 책을 요약하는 사상이며 시간을 초월한 통찰이다. 고대의 종교와 현대과학의 통찰 모두가 필요하다. 행복을 위해서는 나 자신과 내 세계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며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고 타인과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사상과 최고의 과학에 의지함으로써 우리는 코끼리를 훈련시키고 자신의 한계는 물론 가능성도 인지하며 지혜로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새해 아침 변화를 넘어 더 행복하고 현명해지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김진돈(시인, 송파구 가락동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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