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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기복 당진읍 예비군 중대장 - 아름다운 죽음 (Well D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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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먹고 잘사는 Well being도 만큼‘Well Dying’도 중요하다고 요즘 인생사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오늘날 항상 ‘Well being’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문명의 발전과 과학기술을 이용해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다양한 문물과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창세기 5장을 보면 아담이 일백삼십세에 자기 형상과 같은 아들을 낳아 이름을 셋이라 일컬었다고 나온다. 아담이 셋을 낳은 후 팔백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930세를 향수하고 죽었다고 성경에 기록돼 있다. 지구 초창기에는 인간이 평균 800세~900세를 살았다고 전해지는 것이다.
 조선왕조 500년 역사를 보면 조선 27대 왕의 평균수명은 40세였고 백성들도 평균 30~40세를 살았다. 한국 근대 100년의 수명을 보면 평균 60세를 살아왔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07세계보건통계’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인 평균수명이 78.5세로 세계 194개 나라 중 26위를 기록했다. 또 2007년 평균수명이 1.5세 정도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40대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은 90세가 가능하다. 이제는 “얼마나 오래 사는가”의 문제보다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됐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9명은 만성 질환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 노인들이 지니고 있는 만성질환은 비만, 고혈압, 당뇨, 이상 지혈증, 암, 심장질환, 뇌졸중, 관절염, 골다공증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간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죽는다. 마음이 늙었는데 어찌 그 인생이 활력이 있겠는가. 활력 넘치고 즐거운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마음과 몸이 함께 젊어져야 한다.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노년기 ‘삶의 질’ 문제는 개인은 물론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노인들은 이제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몸과 마음이 함께 젊어지도록 해야 한다.
 Well dying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안락사와 호스피스다. 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말기 암환자와 그의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이다. 남은 여생 동안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돌봄을 통해 삶의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하며 사별 후 가족이 겪는 고통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총체적인 돌봄(holisticcare)을 뜻한다. 안락사는 살아날 가망이 아주 희박한 환자가 극단적 고통에 시달릴 때 빨리 죽음을 맞도록 도와주는 자발적, 적극적 안락사 그리고 의식을 잃고 인공호흡 장치로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식물인간과 뇌사로 판명된 사람에게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는 형태의 ‘소극적 안락사’로 나뉜다. 안락사의 대표적인 예가 복싱 세계 챔피언 최요삼 선수가 권투시합 중 뇌사 판정을 받고 8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아름다운 Well dying을 한 것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에게 ‘존엄사’(尊儼死)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법’을 제정했고 유럽 국가에서도 안락사 법을 제정하려고 하고있다.  이제 우리는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해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의 물리적, 심리적 고통을 무조건 방치할 수 없다. 올바른 ‘Well being’을 위해서는 ‘Well dying’을 바로 세워야 한다. 이는 ‘꽃향기는 천년을 가지만 사람의 덕과 가치는 만년을 간다’(人德萬年熏 花香天里行)는 말과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虎死留皮 人死留名)는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생명활동이 정지돼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 생물의 상태가 아니라 죽음을 피할 수 없고 남은 생이 고통이어 희생이 불가능한 사람이라면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능한 편안한 삶을 살다 아름답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시인 이형기는 <낙화>에서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의 아름답고 모든 사람들은 삶과 죽음이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며 Well dying은 Well being에 이르는 또 다른 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오늘 하루를 살다 내일 죽더라도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삶과 아름다운 죽음”을 대비하면서 모든 이에게존중과 배려, 사랑과 자비를 베풀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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