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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서금구 합덕대건노인대학 학장 - 가진 것을 나눠주는 지도층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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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옥상에서 봄맞이를 즐긴다. 봄볕에 신이 난 들판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논 농사는 아직 이른 철이다.
 들판을 가로지르며 이리저리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는 꼭 황소가 엎드려있는 형상같다고 해 우강(牛江)이라고 했다. 예당저수지에서 발원해 아산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같은 강을 삽교천이라고 관에서 지어 부른다. 황량한 들판에 처마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 부락을 이루고 있는데 대포리, 내경리, 강문리 등이 시야에 확 들어선다. 그 곳 어느집인가에 90세가 넘은 내 중학교 은사님이 살고 계신다. 아직도 연세에 비해 건강하신 편이다.
 그 은사님이 제자인 내게 ‘서공(公)’하시더니 작년부터 ‘서옹(翁)’하고 부르시는 것이다. 그야말로 사제지간에 같이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스승과 서옹은 만조가 되어 파도가 철렁철렁 소리를 내는 삽교호 공원을 거닐며 대화를 이어간다. “생은 바다를 항해하는 배와 같다. 인생이란 배는 너무 많은 욕심과 허영을 실으면 움직이지 못한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도중에 좌초되거나 침몰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무게를 줄여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포기하는 지혜를 지녀야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노스승님은 우리들의 인생지표를 짚어주시고 있다.
 그렇다. ‘내 운명의 주인은 나다’나는 내 영혼을 지배하는 책임자이다. 내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 내 운명의 주인은 바로 나인 것이다.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달라진다. 우리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대로 인생은 만들어진다. 가난한 생각을 하면 가난한 현실이 펼쳐질 것이고 여유롭고 넉넉한 생각을 하면 우리 인생도 여유롭고 넉넉해진다. 모든 것은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돈은 만능이 아니라 단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해야 할 것이다.
 아직 바닷바람이 쌀쌀하지만 노스승을 모시고 삽교호 관광지 바닷가를 거닐면서 대화는 계속된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 또는 내리는 눈이 하늘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흠뻑 적시어 싹이 돋아 자라게 해 씨뿌린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으로 되돌려 주는 것이 아니던가.”
 그럼 여기서 우리를 되돌아보기로 하자. 우리 인간들, 성공했다는 사람들, 즉 돈 많이 번 사람, 지식을 많이 쌓은 사람, 사회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 등은 대부분 그릇이 작은 사람들인 것 같다. 많이 가진 것을 부족한 사람에게 조금씩만 나누어주는 지혜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많이 배운 사람, 사회지도급에 있는 사람들의 끼리끼리 행태와 옹졸한 마음가짐에 실망스러움을 느낄 때가 자주 있다.
 합덕에 작년 하반기부터 문을 연 노인복지회관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을 제공하는데 평균적으로 매일 150여명이 식사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합덕읍의 노인 인구수에 대비하면 적은 인원이다. 노인들이 이와같은 시설들을 많이 활용하면 다른 노인복지시설도 겸해서 우리 고을로 들어 올 것으로 생각이 된다.
 노인들이여! 얻어먹는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우리 몫을 찾는다고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식탁에 앉아 즐겁게 얘기꽃을 피우면서 맛있게 식사를 나누면 된다.
 건강하게, 즐겁게, 노년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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