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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엄마의 처절한 사투
2017년 04월 21일 () 16:13:47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2016년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바둑 대결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라는 21세기에 걸맞는 꽤나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1년이 지난 최근, 우리는 영화 <Her>와 같이 인간이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는 광고들을 종종 보고 있으며, 필자와 같은 장롱면허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곧 운행예정이라고 하니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으로만 인지하고 있던 내용들이 우리 실생활에 들어왔음을 직감하게 된다. 그러나 점차 스마트한 세상을 넘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이 과연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은 <모놀리스>라는 영화를 통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모놀리스>
감독 : 이반 실베스트리니 출연 : 카트리나 보우든

20대 후반의 아름다운 샌드라(카트리나 보우든)는 두 살배기 아들 데이비드를 인공지능 자동차 ‘모놀리스’에 태우고 부모님 댁으로 향한다. 사업차 가족과 떨어져 LA에서 혼자 지내는 남편과 통화하던 샌드라는 자신의 친구와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여 정체 중인 고속도로 대신 지름길인 우회도로를 택해 LA로 떠난다. 어스름한 저녁 한가로운 산길을 달리던 샌드라의 차에 갑자기 사슴이 뛰어들고 차에서 내린 샌드라는 사고를 목격한 순간 경악을 금치 못한다. 때마침 카시트에 앉아 스마트폰과 연결된 자동차 키를 갖고 놀던 데이비드가 그만 차 문을 잠가버리게 된다.

<모놀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차 안에 홀로 남겨둔 아이가 자동차 키를 잠그면서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을 그린 스릴러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러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매우 현실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을 보호하는 최첨단 기술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영화 초반부에 모놀리스 자동차 회사의 대표가 자동차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키들을 얘기하고 있기에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동차를 사용하면서 우리가 늘 불안해하는 부분들을 완벽하게 커버하는 기능을 가졌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치 ‘병 주고 약 준다’라는 말처럼 인간을 최대한 보호하지만 거꾸로 최악의 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지나가는 사람 하나도 없는 곳에서 자동차에 아이가 갇혀 있고, 문을 열지 못해 아이는 고온의 차 안에 방치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화는 엄마의 슈퍼 파워로서 인공지능에 맞서는 장면을 통해 최첨단의 기술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면서 향후 다가올 미래 사회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84분의 짧은 상영시간 동안 아이를 구하기 위한 엄마의 사투를 대체로 그리다보니 전반적으로 이야기는 매우 단조롭다. 그래서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점차 감정이입을 하다보면 보는 내내 꽤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마지막에 자동차 문을 여는 방법은 영화 초반에 힌트를 주고 있는데 의외로 단순하면서 기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다보고 나면 모놀리스 자동차의 가격이 궁금해질 정도로 매우 매력적이며 강력한 자동차를 확인할 수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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