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이호천의 교사일기 146]
어려웠던 시절 함께 한 친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비교적 이름 있는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전화한통을 받았다. 당진 친구 집에 도착해 있으니 그곳으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마침 근무가 없는 토요일이었기에 그곳에 도착해보니 이 친구부부 이외에도 나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부부도 함께 있어 그 집주인과는 초면이었지만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곳에서 밤 11시까지 서너 시간 환담을 나누면서 서울서 온 중학교 친구가 어떻게 이곳 당진에서 친구를 사귈 수 있었는지 물었더니 70년 초에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당진에 와서 친구들을 사귀었다고 대답한다. 4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함없이 우정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보통 관계를 넘어선 무엇이 있었음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서로를 배려해 주는 마음일 수 있고 학창시절에 가졌던 서로에 대한 굳은 믿음과 또한 감출 것 없는 솔직한 마음들이 공통분모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세월이 지나가면 갈수록 오히려 더욱 깊은 맛을 발하는 오래 묵은 간장 같은 존재가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생각한다.
친구 중에는 중고등학교 친구가 으뜸이라고들 한다. 그 이유는 함께 어려웠던 시절에 도시락을 나누고 집집마다 친구의 형편을 알고 또 어렵거나 좀 잘 살아도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순수함이 있었던 학창시절 그때의 친구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사는 것이 그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부족한 것이 없고 오히려 넘치는 것에 대한 감사가 부족한 지금 과연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를 우리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함께 학교생활하고 지내다보면 친구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적어도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고통을 나누려하고 또한 미래의 꿈을 위해 서로를 격려해가며 함께 노력하며 또한 나의 가정이 빈곤해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더라도 그 예외는 친구가 아닐까 한다.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라는 성서의 구절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 회자되는 농담 아닌 농담처럼 추락된 교우관계에 새로운 덕목으로 정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본지 편집위원 / 송악고 교사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