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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기획 ②] 어버이날 할머니께 편지 쓴 강빈이 -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같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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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강빈이 더 클때까지 지켜줘야 할텐데”

▲ 임강빈(12) 어린이와 김성수(76) 할머니.

“사랑하는 할머니께. 할머니 저 강빈이에요.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강빈이가 앞으로 달리기 열심히 해서 할머니께 효도할게요. 어른이 될 때까지 꼭 건강하셔야 해요. 할머니,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5월7일, 강빈이는 할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이제 12살 된 작은 아이지만 그동안 자신을 키우느라 할머니가 고생하셨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의사 선생님께서 할머니가 골다공증이래요. 할머니가 아프다고 할 때마다 제 마음도 아파요. 할머니가 안 아프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요.”
합덕초등학교 5학년인 강빈이는 세살 때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강빈이가 기억도 못할 만큼 어릴 적에 엄마와 아빠는 남남이 됐다. 강빈이가 여섯 살 되던 해에 아빠마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강빈이는 어린이날이라고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들이 가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아빠가 보고 싶다. 그래도 남자니까 울지는 않는다.
“엄마는 기억나지 않아요. 보고 싶지도 않고요. 가끔씩 아빠가 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할머니께 말씀드리면 할머니는 아무 말도 않고 저만 쳐다보세요.”
강빈이의 친할머니 김성수(76)씨는 아직 어린 손자를 지켜보며 마음이 짠할 때가 많다. 얼마 전에도 친구들이 아빠가 없다고 놀려 우는 손자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엄마 아빠 품에서 사랑받고 자라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 아파요. 하지만 그늘없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강빈이가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곁에서 지켜봐야 할 텐데 날마다 아픈 데는 늘어만 가고... 걱정이에요.”
강빈이는 지난해 겨울 합덕초로 전학을 오면서부터 육상을 시작했다. 달리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우승했을 때의 기쁨 때문에 달리기가 좋다. 
“달리기가 좋아요. 숨이 차고 힘들기도 하지만 결승선에 일등으로 들어오면 기분이 참 좋아요.”
지난 3월에 있었던 당진군 소년체전 군대표 선발전에서 강빈이는 3등을 차지했다.
“강빈이가 처음 전학왔을 때는 표정도 어둡고 간혹 걱정도 시켰어요.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스스로 느끼는 것들이 있는지 많이 안정됐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내요.”
서병수 담임선생님이 애정어린 한 말씀을 하신다.
강빈이의 꿈은 육상 선수다. 한동안은 의사가 되어 아빠처럼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싶기도 했다. 할머니는 꿈 많은 강빈이가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세상이 좀더 푸근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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