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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이재상 - 파인스톤골프장의 위법적인 지하수 사용이 가져온 삼월리의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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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월리민 여러분! 바쁜 농사철을 맞아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할 시간에 단수됨을 알려드리게 되어 거듭 죄송합니다.
 높은 지대에 사시는 분들은 수압이 낮아 아예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으니 주민여러분께서는 항상 물을 절약해주시고 한 번에 많은 물을 받아놓는 일은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은 삼월리 사무소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아침, 점심, 저녁 때를 가리지 않는 단수 방송을 듣는 일이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렸다. 즐거운 노래 소리와 차임벨이 울리면 이장님과 새마을지도자님의 정겨운 목소리로 온 동네에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었다. 소식을 듣는 삼월리 주민은 동네 공동체의 일원으로 슬픔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던 이웃사촌이었다. 그러나 이제 정겹던 동네방송은 단수라는 공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겪고 있다.
삼월리 주민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던 간이상수도가 말라가고 있고 지역주민은 물 부족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조상 대대로 송산면 삼월리에 살면서 지하수가 고갈되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겪어 본 적도 없다. 삽교천 농업용수 공급 전에도 농업용 관정에서 물이 말랐다는 이야기 또한 들어 본 적이 없다. 유사 이래 그 어떤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지역의 생명수 역할을 했던 도문리 “능안생태공원” 앞의 용샘 물이 말라가고 있다는 소식은 도문리, 삼월리, 무수리 주민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원인 규명을 위한 추적을 하고보니 3개 마을 접경지역에서의 대형관정 굴착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취수해간 파인스톤 골프장을 지목하게 되었다. 농업용 관정으로 허가하여 체육시설물인 잔디에 물을 주기 위해 십 수 만톤의 지하수를 일시에 취수한 것이다.
그러고도 상수도 물 부족이 가뭄 때문인데 덤터기를 쓰고 있다느니, 역학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한 뒤에 조치를 취하겠다느니, 파인스톤 골프장이 아니더라도 지하수는 고갈되고 오염될 것이라는 등 가슴 아픈 발언을 하고 있는 파인스톤의 사장, 기술고문, 총무팀장의 안일한 현실 인식에 대해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사회경제에 도움을 주고 주민의 생활환경에도 문제가 없는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던 파인스톤과 무수리 주민들과의 협약 때문에 인근(삼월리, 도문리)마을에서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골프장이 있는 무수리뿐 아니라 인근 마을에서 심각한 지하수고갈 문제가 발생하였고 주민들로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으므로 그 충격은 더욱 크다.
이번 지하수 고갈사태는 삼월리 마을의 식수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무수리에서는 농업용 지하수가 고갈되어 농업용수 사용으로 인한 이웃끼리의 마찰이 발생한 바 있으며 도문리에서는 능안용샘물을 사용하던 양어장의 용수가 고갈되어 파인스톤이 삽교천수로의 오염된 물을 대체용수로 공급하였고 급기야는 물고기가 죽어 떠오르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지하수는 식수뿐 아니라 키우는 짐승이 먹어야하고, 깨끗한 물로 밭작물도 키워 내야하는 생명수인 것이다.
우리는 지하수가 이렇게 중요한 생명자원이란 것을 파인스톤골프장 사태로 새롭게 깨달았다. 지금부터라도 물 주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3개 마을은 물론 당진군과 송산면번영회, 송산면이장협의회 그리고 시민단체와 함께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골프장을 찾는 한가로운 사람들을 위해 지역의 생명수를 잔디관리 용수로 무분별하게 사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지역주민의 기본적인 생활과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사용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몇몇 골프장 사용자의 휴식과 여유로움보다 수많은 지역주민의 생존과 일상생활 수준의 유지를 위한 지하 생명수로서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송산 대상아파트의 사례에서 확인하고 공감했듯이 대형관정에서의 과다한 취수는 주변지역의 습지와 수렁, 논물까지 마르게 한다는 파인스톤 기술고문의 전문가적 식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주변지역주민은 파인스톤골프장의 대형관정이 삼월리 상수도 취수정과 도문리 능안용샘을 마르게 했다는 것을 상식선에서 인정하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파인스톤골프장은 당진군청문화체육과의 사용중지명령을 즉각 이행함과 동시에 당진군청 상하수도사업소와 협의해 지역주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폐공을 시행해야 하며 지난해부터 물 부족 고통에 시달려온 삼월리 주민에게 양심적으로 공개 사과하고 식수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신속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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