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취재 연락을 받고 사진집을 꺼내들었다. 내 사진을 고르려고 했는데 아내의 사진도 재밌는 것이 많아 같이 골랐다. 호서고등학교 밤절제 축제, 당진읍 구 시장, 삽교천 등 지금과 다른 과거 풍경을 사진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첫 번째 사진은 아내 이정숙(41)의 것이다. 1982년 호서고 밤절제 때 모습을 담고 있는 흔치 않은 사진이다. 당시 인기 많았던 한 개그프로를 선보이고 있는 중인데 재미있게도 아내는 축제 전날 연락받고 대타로 출연하게 됐다고 한다. 갈색 코트를 입고 있는 것이 아내로 당시 대사 몇 마디 못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두 번째 사진은 사촌 동생과 함께 찍은 것이다. 지금의 구 시장 쪽에 집안 어르신들이 사셔서 대학시절 방학을 맞으면 종종 어른들을 뵈러 찾아가곤 했는데 현재와 다른 한적한 시장의 모습이 이채롭다. 사진 속 내 머리는 장발인데 당시 한창 유행하던 헤어스타일이었다.
세 번째 사진은 아내와 약혼식을 하고 삽교천으로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다. 약혼식 후 4개월 뒤 우리는 결혼을 했는데 이때만 해도 약혼식을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우리 뒤로 조금은 황량하지만 서해대교가 생기기 전 삽교천의 망망대해를 볼 수 있다.
/ 정리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