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
이게 얼마만이냐
우리 어제를 만나러 여기 모였다.
하얀 교복카라 떼어 놓던날 함께 접어서 두고 떠나온 그 어제를 만나러 여기 모였다.
꺼내기조차 겸연쩍은 초라한 어제 이야기
먼지나는 신작로, 봄 소풍 영랑사
등잔불아래 콧꾸멍까만 겨울밤.
文化라고는 고작 당진극장 영화감상이 全部였던 가난했지만 소박했던 어제가 우리에게 있었다.
아른한 그때에도
우린 오늘의 줄타기를 했던가!
늘어놓으면
情겹지 않은게 어디 있으랴.
몽땅 쓸어버리고 싶던 것조차
새것보다 소중한 그 기억의 모서리들
世上에 나와
서둘러서 투닥 거리며
넘어지고 아둥바둥 비틀거리고…
그래도 툭툭 털고 일어나
저마다의 발걸음으로
여기까지 오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웃어보면 어떨까.
희끗희끗 하얀 머리카락이 거드는 소리다.
보태면 뭣하고 빼면 무슨 소용이랴
우리 이 모습 이대로
사랑하며 덮어주고 토닥거리며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보자
어제를 섞어서
오늘을 만들어 찬란한 내일로 가자
사랑하는 동문들이여!
반가운 얼굴 끌어안고 보듬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