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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8.06.09 00:00
  • 호수 714

가정집에 날아든‘신원미상’ 딱따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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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텃새 쇠딱따구리로 밝혀져

  “어느 날부터인가 밖에서 ‘딱딱딱딱’하고 소리가 나더라고. 처음엔 기계소리인 줄로만 알았지. 그런데 감나무가 심어져 있는 화단에 톱밥같은 게 떨어져 있는 거야. 이게 뭔가 하고 나무를 쳐다봤더니 웬 참새같이 생긴 녀석이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뚫고 있더라고.”

중교리 234-1번지 심재봉(64) 씨 집에 딱따구리가 드나든다(?)는 제보를 받고 집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취재를 하러갔을 때는 이미 딱따구리가 자리를 뜬 뒤였다. 심씨는 열흘전쯤 딱따구리가 새끼들을 낳더니 금새 다른 데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초봄쯤 며칠간 부리로 감나무에 구멍을 파더니 거기에 알을 까더라고. 아마 3마리 정도 새끼를 낳았던 것 같아. 그러고는 얼마간 안 보이더니 사라져버렸어.”

심재봉씨 집에 세들어 살고 있는 손세원(78)씨는 딱따구리를 발견하고 나무에 나비가 붙어있는 줄 알았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입이 뾰족하고 기다란 게 영락없는 딱따구리였어. 나무가 무른지 아니면 녀석 부리가 단단한지 딱딱딱 소리를 내며 아주 잘 쪼더라고. 말로만 딱따구리에 대해 들었지 처음 보니 아주 신기했지.”

며칠 안 되어 딱따구리에 대한 소문은 이웃집으로 퍼져나갔고 주민들 몇몇은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심씨의 집을 다녀가기도 했다.

(사)조류보호협회당진지회 이광석 지회장은 심씨 집의 딱따구리는 쇠딱따구리라며 우리나라 전역에 번식하는 텃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쇠딱따구리는 나무 몇 개 없는 산이나 죽은 나무에 주로 구멍을 파고 살았죠. 그런데 요 근래 들어서 일반 가정집에서도 자주 발견될 정도로 서식지가 도심 쪽으로 차츰 옮겨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15~20cm 크기의 작은 새로 주로 유충이나 지렁이를 잡아먹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4개에서 7개까지 알을 낳는다는 것이지요.”

중교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한 주민은 “한번 본다본다 하고서는 결국 못 봤다”며 “아쉽지만 딱따구리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오랜만에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 유익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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