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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8.06.09 00:00
  • 호수 714

[우리고장의 전설을 찾아서 ⑧ ‘아미산’ 면천면 죽동리]신선이 노닐던 당진의 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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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오래 전부터 각 마을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설들이 있다. 우물에 얽힌 이야기, 오래된 나무나 바위에 얽힌 사연들,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전설이나 설화를 담고 있는 향토문화자원들이 개발의 와중에서 사라지거나 잊혀져가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8회에 걸친 ‘우리 지역의 전설’ 1차 연재에 이어 제2차 기획취재를 통해 지역의 전설을 찾아 향토문화의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지역의 명산에는 거기에 얽힌 전설이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349.5m로 군내 최고봉을 자랑하는 아미산(蛾嵋山)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아미산은 당진을 대표하는 산 중 하나이면서 산을 중심으로 면천면 송학리와 죽동리, 순성 성북리로 지역이 나눠지기 때문에 마을마다 산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신선바위와 산신에 관한 것이다.

 

 

 

신선바위 한쪽 깨진 뒤 천벌받았다는 소문 돌아

 

 

 

50년 넘게 성북1리 아미산 밑에서 살고 있는 조성희(76, 여)씨는 예전에 ‘전설의 고향’과 모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 아미산 전설이 방송된 적 있다며 신선바위에 대해서 “신선들이 내려와 거기에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고 갔다는 전설이 내려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선바위는 아미산 정상 바로 밑에 있어. 예전에 많이들 신선바위에서 놀고 그랬지. 지금은 팔각정이 있지만 그때는 없었거든. 이제는 수풀이 우거지고 등산객들도 (신선바위를) 찾지 않아서 산 속에 묻혀 있을 거야.”

4평 남짓한 평상 같은 바위라고 조성희 할머니는 신선바위에 대해 설명한 뒤 40여년 전에 신선바위의 한쪽이 떨어져나갔는데 이때부터 성북리에 사는 젊은이들이 많이 죽었다고 회상하며 신선바위를 사람들이 깨뜨려 산신이 노해 벌을 내린 것이라는 소문이 마을에 돌았었다고 전했다. 조성희 할머니와 함께 성북리에서 함께 만난 서정환(68)씨도 당시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시곡리 출신으로 17살 때 성북리로 이사와 살고 있는 서씨는 움푹하게 신선바위의 한쪽이 떨어져나간 뒤 마을에 변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아들을 점지해준 아미산 산신령

 

복지겸장군 기념사업회의 강선철 회장은 고려 개국공신인 복지겸이 어릴 적에 아미산에 갔다가 신선바위에서 바둑 두던 신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과거에 급제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 회장은 산신에 관한 전설이 아닌 실화를 하나 소개했다.

“성북리에 강현기씨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이 사람이 아들을 낳지 못해 후처를 뒀었어. 강씨의 본처는 아들을 낳지 못해 속상해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온 거야. 꿈 속에서 산신령은 아들을 낳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아미산으로 그를 인도했어. 산신령은 어느 지점에서 발걸음을 멈췄고 손에 들고 있던 육관장으로 땅을 세 번 치면서 이곳을 파면 금동불이 나올 거니 아미산절에 모셔놓고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을 거라고 했다고 그래.”

그후 강씨는 꿈 속 산신령이 예지한대로 치성을 드렸더니 아들을 낳았다는 것이다. 강선철 회장은 아미산 아래 성북리와 그 인근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었다며 이것이 모두 아미산과 산신의 정기를 받은 탓이 아닌가하고 말했다.

죽동1리 인치구(63) 이장 역시 신선바위에 대해 4명이 앉으면 장기나 바둑을 두기에 안성맞춤인 자리였다며 지금 사람들은 신선바위는 물론 여기에 얽힌 전설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 전했다.

“예전에는 아미산을 많이 올라 다녔어. 당진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 1월1일 새해에는 해뜨는 것도 보러 다니고 했지. 이때는 지금처럼 정상에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신선바위에서 많이 놀았어. 신선바위 바로 밑은 극락지(절벽)라 위험했지만 거기 앉아있으면 그리 무섭지 않았지.”

사진촬영을 위해 아미산 정상을 찾았으나 신선바위의 모습은 쉬이 찾아볼 수 없었다. 수풀이 우거져 있었기도 했지만 누구 하나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이제 신선바위는 그저 전설로만 남겨질 위기에 처해있다. 산을 오르내리며 만난 등산객들 그 누구도 신선바위에 대해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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