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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갤러리] 한흥복 작가의 ‘마주보기’ -‘엄마의 스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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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그늘 아래, 보기만해도 시원한 평상에 앉아 광희(3)와 동희(2)가 오디를 먹는다. 한움큼 쥐어 입에 가져간다. 미처 입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오디들이 동희 입가를 붉게 물들였다. 광희는 형이라고 제법 젊잖다. 오디 하나를 집어 낯선 기자누나에게 내민다. 광희가 내민 오디는 아이의 웃음만큼 달았다.

이렇게 귀여운 두 아들과 함께 지내서일까. 그녀의 그림은 아이들을 참 많이 닮았다.

“그림은 작가의 마음을 담기 마련이에요. 처녀시절 그렸던 그림과 지금의 그림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죠. 작가가 외로우면 그림에서도 외로움이 느껴지고 행복하면 그림에도 행복이 묻어나죠. 요즘엔 아이들처럼 맑고 예쁜 것들이 눈에 들어와요.”

그래서 한흥복 작가는 요즘 꽃그림에 빠져있다. 꾸미지 않아도 예쁜 아이들처럼 모든 꽃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늦은 저녁 아빠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아이들이 쏜살같이 달려가 아빠 품에 안긴다. 하루 종일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 온 아빠를 맞는 아이들과 엄마. 한 작가는 가족들을 든든히 지켜주는 남편이 해바라기같다. 아빠만 바라보며 사는 엄마와 아이들. 그리고 엄마와 아이들의 믿음으로 살아가는 아빠. 따뜻한 눈빛으로 자신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남편을 보면서 해바라기가 떠올랐다. 흔히 태양으로 빗대어 지는 커다란 해바라기의 따스함이 그녀에게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었을까. 

“아이들이 태어난 뒤로는 삶 전체가 아이들 위주예요. 아이들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그림 그릴 시간도 없이 정신없어졌어요. 그래서 새벽에 진급시험 준비를 하는 남편 옆에서 그림을 그렸죠. 참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미술에 관심이 많은 남편은 직접 예쁜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주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 애정어린 조언도 해준다고. 

‘마주보기’는 두 번 태어난 작품이다. 유화로 그렸던 작품 위에 다시 톱밥과 천들을 이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냄새가 강한 유화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까하는 걱정에 냄새가 나지 않는 재료들을 사용해 작품을 재구성한 것이다.

그녀의 스케치북에는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한흥복 

●인덕대 일러스트레이션학과 졸업

●정미초, 천의중, 당진여고 졸업

●2004 국제미술교류협회전

●2005 충남수채화협회전

●당진미협 회원

●충남수채화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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