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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8.06.30 00:00
  • 호수 717

[시 읽는 오후 | 당진작가들의 시 한편] 최현숙 씨의 ‘욕심’ - 福을 나누며 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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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숙 씨

 

  ‘욕심’

가지려고 하는 그 욕심

때론 그것 때문에 시기하고

질투하고 비방하는 제 자신이 싫어

조금만, 아주 조금이라도 버리게 하소서.

 

그 욕심 때문에

주를 사랑하는 데 행여

뉘가 되지 않게 하소서.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몸과 마음이 고단하고 피곤합니다.

 

그 욕심

욕심 때문에.

 

 “몇 년 전의 일이에요. 생전 처음 보는 한 남자가 가게에 들어와서는 무턱대고 도와달라는 거예요. 직장도 잃고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졌다면서. 마침 아침에 김치를 담아 놓은 게 있어서 한통을 그냥 내줬죠. 떡 만들려고 사다 놓은 쌀이랑 함께요. 그리고 몇 달이 지났는데 그 남자가 다시 찾아 온 거예요. 취직을 했다면서 그 때 고마웠다고. 어찌나 마음이 뿌듯하고 고맙던지.”

그녀는 나눌수록 부자가 된다는 것을 안다. 19년 전 지금의 떡집을 인수 받기 위해 가게 한켠에서 세식구가 새우잠을 자며 밤낮으로 일했었다. 그녀는 그때,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가진 만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돌려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녀는 욕심 부리지 않고 나누며 살고 싶다. 하지만 어디 살면서 그것이 그리 쉬운가. 경기가 나빠지면서 합덕 시장이 고속도로라 불릴 만큼 한산해졌다. 그만큼 장사도 신통치 않다.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녀는 펜을 들었다. 그녀에게 시 쓰는 일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신에게 기도하는 일과 같다. 최씨의 시 ‘욕심’은 그렇게 쓰여졌다.   최현숙 씨가 문학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 남편 덕분이다. 5년 전, 최씨의 남편이 그녀의 작품을 몰래 가져다 문학회 회장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문학회에 참석했던 첫날을 떠올리면 마음이 설렌다.

“그 날 밤 한숨도 못자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어요. 문학회에 들어가 내 시를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어찌나 설레던지...”  그렇게 시작한 문학회 활동은 이제 그녀에게 시 쓰는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소중한 일상이 되었다.   최씨는 자신의 일터 ‘복떡집’이 인생에 ‘복(福)’을 가져다 준 곳이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복을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녀의 가게에 앉아 떡을 한 입 베어 문다. 가진 것이 크던 작던 나누며 산다는 것. 어쩌면 꿀떡만큼 달콤한 일이 아닐까. 

             

              최현숙 씨

  •  합덕 복떡집 운영
  •  연호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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