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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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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작가들의 시 한편] 윤혜경 씨의 구름.1 - 윤혜경 씨의 구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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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경 씨

 

구름.1

구름을 사랑합니다

산을 넘고 들을 질러

어디고 

따라 나서기 때문입니다

그리움과 애달픔을 사랑하고

그리움과 애달픔이 있기에

눈앞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게 보게 되며

감싸는 사랑이 샘솟아

믿을 수 없고 미워지고

잊혀지고 서운한 것들에

얽매어 사는 것은

정말 바라는 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산 등선이를

한 없이 걷기를 좋아합니다

외롭게 진실을 씹고가는

구름이

진짜로 위안받을

새 님을 만날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도 어김없이 산에 오른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을 산에 미쳐 사는 여자라고 말한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산을 찾는다. 나뭇잎을 스치고 전해지는 산바람에, 그윽한 솔향에 위로 받는다.

윤혜경(53) 씨는 “산에 가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며 “아래를 내려다보며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면서 사심 없는 자연에게 많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상사와 부딪혀 살다보면 자연에서 배운 포용력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가. ‘믿을 수 없고 미워지고, 잊혀지고 서운한 것들에 얽매어 사는 것은 정말 바라는 바가 아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면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윤씨는 다시 산을 찾는다. 그리고 산에서 시를 쓴다. 산에서 느끼는 자연의 마음처럼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5년 전, 좋은 사람을 만난 지 6개월 만에 그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에서는 다시 일어날 수 없다고 했다. 그녀는 그와의 새 삶을 약속했고 그녀의 정성어린 간호와 그의 의지로 그는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됐다.

“남편을 위해 간병사, 웃음치료사 자격증도 땄어요. 내가 아니면 도울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했죠. 산에 오를 때면 정상에 남편이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어요.”

초등학교 시절 군대에 간 친오빠에게 편지를 쓰면서부터 마음을 글로 적는 것이 익숙해졌다. 그녀는 평생 살면서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단 한 권의 책을 내고 싶다. 엄마가 살아온 길을 두 아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윤혜경 씨

․ 전북 완주 출생

․ 호수시문학회 회장

․‘문학과 세상’등단

․ 충남 장애인편의시설 촉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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