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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8.07.21 00:00
  • 호수 720

시(詩)읽는 오후 | 당진작가들의 시 한편 - 이상운 씨의 ‘달래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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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대한 애정이 내 시의 힘

▲ 이상운 씨예산 고덕면 출생, 합덕농업고(현 합덕제철고) 31회 졸업, 내포풍수지리연구회 회장, 중부농기계수리센터 운영, 연호시문학회 회원

겨울철 별미인 달래 나물을 심기 위한 종자 만들기는 한 여름 푹푹 찌는 하우스 안에서 이뤄진다. 이상운씨는 달래를 수확하면서 느꼈던 농부와 흙에 대한 애정을 시로 표현했다. 합덕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예산 고덕에서 농사짓고 농기계를 수리하며 살아온 그에게 농사는 땀 흘려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 준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농부의 마음을 담은 시들을 즐겨 쓴다.
“사진작가라면 좋은 풍경을 보고 사진을 찍고 싶어 하겠죠. 시를 쓰는 사람도 마찬가지예요. 좋은 풍경, 좋은 생각이 들 때마다 글로 표현하고 싶어지죠. 어렵고 난해한 시어는 쓰지 않으려고 해요. 사진을 보듯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시를 쓰려고 노력하죠.”
그는 스무살 때부터 풍수지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해 요즘은 복지회관과 연구회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당진의 풍수지리에 대해 “큰 산맥이 없어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가야산을 통해 아미산으로, 다시 구절산을 통해 당진 시가지로 맥이 이어지는 형상으로 봤을 때 칡넝쿨이 뻗어 내려온 형상으로 볼 수 있다”며 “맥의 끝이 바다로 향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늙은 칙의 끝에 꽃이 피는 형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앞으로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풍수카페를 열고 싶다. 한적한 곳에서 공부도 하고 강의도 하며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풍수지리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기름때를 묻혀가며 농기계를 수리하랴, 풍수지리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 하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상운씨. 그는 앞으로도 풍수지리에 대한 연구와 시 짓는 일, 농사일 모두를 게을리 하지 않을 거라 말했다.

 

 


달래 수확

숨이 콱콱 막혀온다.
뿌연 흙먼지가 코 속을 지나
폐 깊숙이 들어와
신경을 자극한다.
재채기할 여유도 없다...

바람 한 점 없다.
초여름 폭염
바람이라도 불고
소나기라도 한 줄금 내려
식혀 주기라도 한다면...

네 명이 한조가 되어
손끝에 피 맺히도록
달래 망을 들어올린다.
멸치잡이 그물 털듯이...

그 속에서 뽀 오얀 달래가
그득그득 하다.
한겨울 상긋한 달래 나물
밥상에 올리기 위해
우리 네 농부들은
한여름 그렇게 비지땀 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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