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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8.07.28 00:00
  • 호수 721

당진 재래시장 상인들, “살 맛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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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 장마철에 접어든 7월23일 당진읍 재래시장은 적막하기까지 했다.

휴가철, 장마철 겹치면서 사람 발길 끊겨

주말부터 시작된 장맛비가 내리던 23일 오후 2시, 당진읍 재래시장에는 빗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상인과 손님 사이의 흥정소리나 상인들의 물건 파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따금 휑하게 뚫린 시장길로 승용차들이 지나갈 뿐이었다. 채소가게도, 생선가게도, 목욕탕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다.

매출 작년보다 절반가량 줄어
재래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IMF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릇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최동숙(60)씨는 아예 자리를 펴고 누워있었다. 최씨는 “오죽하면 누워있겠냐”며 “진짜 살맛 안 난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물건하나 못 팔고 들어가는 날도 있어. 요샌 텃밭에서 나는 채소들로 끼니를 때우고 다른 반찬거리는 사 먹을 엄두도 못내. 가게 문을 닫을 수도 없고. 요새는 물건 값도 올라서 팔아도 밑지는 장사야.”
시장 안에서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는 인순희(77)씨는 “하루 종일 외상으로 산 기름으로 뜨거운 물만 데워 놓고 있다”며 “곳곳에 찜질방이다 해수탕이다 대형 목욕탕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야채가게를 하고 있는 정옥분씨는 작년에 비해 매출이 절반 이상은 줄었다며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씨는 “12월에 대형마트가 하나 더 들어서면 더 힘들어질 게 분명하다”며 “요새는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모퉁이에서 정육점을 하고 있는 김완순(60)씨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 기름값 인상 등이 겹치면서 손님들이 거의 없다”며 “이번 달에는 하루에 쇠고기 한근도 못 팔고 문을 닫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을 지경이라며 6월초에 잡은 소가 아직도 냉장고 있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냐고 말했다.

5일장에 손님 몰려 장날에도 한산
옷가게를 하고 있는 최모(54)씨는 “오후 2시가 넘도록 티셔츠 한 장 팔지 못했다”며 “보름 가까이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씨는 “장날에는 오히려 바깥에 좌판을 벌인 객지 상인들에게 손님이 몰려 사람이 더 없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안쪽 어시장에서 바지락을 까고 있는 이혜덕 씨는 35년 넘게 장사를 해오고 있지만 요즘 같은 때는 없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사러오는 이도 없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어. 장날이 되도 밖으로 늘어선 5일장으로 다가고 이 안까지는 사러 오질 않아. 지역민들이 장사하는 재래시장은 죽어가고 외지에서 물건 팔러 오는 5일장만 북적되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일인지.”
어시장에는 아예 문을 닫은 집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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