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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갤러리 | 김현석 씨의 ‘세월의 흔적’ - 사진 속에 담긴 지난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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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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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석문양수장 근무

그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30여 년 전, 금쪽같은 자신의 아이들을 찍어주기 위해서였다. 카메라 앞에서 방긋방긋 웃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에게 사진 찍기는 행복한 일이었다. 그렇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꾸준히 찍어 얼마 전 시집가는 딸에게 앨범 세권을 만들어 선물했다. 그는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진 아이들과의 추억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어릴 때는 사진 찍는 걸 그렇게 좋아하더니 클수록 안 찍겠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대학 졸업할 때까지 찍어서 모아둔 사진이 제법 돼서 선물로 줬죠. 사진이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흘러간 시간과 추억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의 사진 ‘세월의 흔적’에도 오랜 세월 바람과 비, 지붕 위로 날아든 흙과 씨앗으로 자라난 이끼가 지난 시간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송광사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옛 사찰 지붕에 피어난 이끼에서 흘러간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더라고요.”
손때 묻고 정든 필름카메라를 여전히 사용하는 김씨는 3~4통의 필름 중에 단 하나만이라도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빛과 구도, 그 안에 담겨지는 작가의 마음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는 사진 찍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태안 꽃지에 일몰을 찍으러 갔었어요. 50여명 가까이 되는 사진가들이 카메라를 세워 놓고 찰나의 순간을 숨죽여 기다리고 있었죠. 바다가 태양을 삼키려는 그 순간, 글쎄 제 카메라의 배터리가 나간 게 아니겠어요. 셔터 한번 누르지 못하고 뒤 돌아 설 때 어찌나 마음이 서운하던지...”
그는 얼마 전, 자신의 일터가 있는 마을에서 노인들의 영정사진을 찍어 주었다. 언젠가 조문을 갔던 상갓집에 놓인 영정사진을 보고 마음이 쓰여서였다. 신분증 사진을 확대해 놓아서 뿌옇게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 영정사진을 보면서 가까운 분들의 사진이라도 제대로 찍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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