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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8.08.25 00:00
  • 호수 724

*시(詩)읽는 오후 | 당진작가들의 시 한편 김순옥 씨의 ‘소망’ - 나의 지난날에 대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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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씨

충남 서천 출생
호수시문학회원
본지 이사

 

살아가면서 누구나 삶에 찌들어 지치고 힘겨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구석구석 찌든 때 같은 아픔을 빨래하듯 씻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순옥씨는 자신의 아픔을 깨끗이 빨아 너는 마음으로 시 ‘소망’을 지었다.
“까맣게 때 묻은 옷을 빨아 햇볕에 널 듯 지친 내 마음도 그렇게 말끔히 씻겼으면 하는 소망을 담은 시예요. 힘들고 지칠 때일수록 마음으로 좋은 생각과 희망을 되뇌어야죠. 힘들다고 우울한 생각만 하면 더 불행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김씨는 시를 지으며 외로웠던 타향살이에 고단한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이내 가슴 시릴 만큼 아팠던 날들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이제 그녀의 시에만 그 아픔이 고스란히 남았다. 그녀는 당시의 시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 시간을 잘 견뎌낸 자신이 새삼 대견해진다.
“김순옥, 참 잘 견디고 잘 살았구나... 위로가 되네요.”
김씨는 학창시절 운동선수였다. 하지만 책을 읽고 시를 짓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고. 덕분에 지금 이렇게 시를 지으며 나를 되돌아보고 어릴 적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런 그녀는 요즘 성적에 맞춰 꿈을 정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쉽게 꿈을 저버리고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성적에 맞춰 대학을 정하고 미래도 정해 버리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워요. 아이들은 꿈을 먹고 자라야 하는데 말이죠.”
그녀는 외로웠던 타향살이에서 힘이 되는 시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 준 호수시문학회 회원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소망


고된 하루와 싸운 옷을
세탁기 속에 넣어
표백제와 함께 세탁을 한다

서로 뒤엉켜
검은 거품을 내며
힘겨운 아픔을 토해낸다

거칠고 혼탁한 마음을
맑게 헹구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오늘을
하나, 둘
툭툭 털어 햇살 좋은
빨랫줄에 널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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