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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도시민의 전원주택 상상 - 최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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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미 튼튼부동산 공인중계사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당이 있고 정원이 있는 전원주택을 찾고 있다. 그 동안 복잡하고 날마다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느라 치열하게 돈을 벌고 자녀를 키워온 부모세대들이 중년이 되면서 혹은 어린 자녀가 자연과 더불어 살길 바라며 전원주택을 찾는 분들도 있다. 이유야 어쨌건 흙을 밟으며 직접 자연을 체험하면서 살고 싶은 분들의 수요는 산업화가 가속화되는 것과 발맞춰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내 직업의 특성상 나는 요사이 전원주택에 대해 문의하는 분들의 연락을 자주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 원하는 전원주택의 요건이 그리 큰 차이가 없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나지막한 언덕 위에 위치해 있고 남향이면 좋겠고 예쁜 소나무로 주변이 둘러싸여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집으로 난 길 양쪽에는 가로수나 꽃이 심어져 있고 마당이나 정원이 있어 사람들과 파티를 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고 문의해온다. 또 텃밭이 있어 유기농채소를 가꿀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완벽한 전원주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 자신이 구상해온 전원주택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수목이 우거진 농촌에서 나만의 전원주택을 꾸밈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을 업으로 하면서 살고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내려와 전원주택에서 살고자 하는 분들 대부분은 돈을 목적으로 농사를 짓지 않고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는다. 이것은 이웃과의 큰 차이로 이웃과의 유대관계에 있어 문제가 될 수가 있다. 물론 항상 넉넉하게 베풀고 자신이 먼저 솔선하고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농촌 이웃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다. 넉넉한 농촌인심을 느껴보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상호 교류에 의해, 혹은 소통을 통해서 가능한 관계인 것이다.
이외에도 전원주택에서 사는 것에는 몇 가지 힘든 점들이 있다. 그럼에도 전원주택에 사는 것은 분명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잔디를 심고 기르고, 정원수를 예쁘게 가꾸고 또 유기농채소를 자급자족 할 수 있는 텃밭은 전원생활을 보람 있게 보내는데 더없이 훌륭한 공간이 될 것이다.
나는 항상 전원주택에 대해 문의하러 오는 분들에게 얘기한다. 시골에서 사는 것은 쉽지 않다고, 또 이웃과의 문제로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며칠 전 나는 나의 소개로 전원주택을 장만한 분의 집을 방문했었다. 길이나 밭 등이 아주 잘 다듬어져 있었고 집안 역시 본인의 편리를 위해 잘 단장되어 있었다. 나는 그분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이웃과는 어떠시냐고. 나는 그분에게서 짧고도 명쾌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면 남들도 다 좋지요.”
도시에서 떨어진 전원주택에서의 삶은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전원주택이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 있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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