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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우리의 독립운동사는 묻혀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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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라이트전국연합에서 윤봉길의사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테러리스트의 사전적 의미가 “어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암살이나 폭행, 숙청따위의 직접적인 공포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본다면 굳이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그 단어가 풍기는 부정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우리의 독립운동사에 찬란히 빛나는 윤의사의 의거를 단순히 하나의 폭력행위쯤으로 비하시키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그야말로 욱일승천하는 일제의 기세에 눌려 괴로운 신음을 삼켜야 했던 당시 4억인구 중국의 지도자 장제스도 그랬다는데, “4억 중국인이 해내지 못하는 위대한 일을 한 조선의 청년이 해냈다”고. 그런데 그런 우리의 혁명가를 그래! 테러리스트라!
나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이라는 단체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그중에 한사람, 김진홍 목사는 내가 평소에 그 풍부한 식견과 균형된 시각으로 존경해오고 있는 분인데 요즘 들어 이분이 펼치는 논조를 보면서 인간의 노화에 따라 겪게 되는 사고의 퇴행현상을 보게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때는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하며 빈민운동을 주도, 혹독한 고문의 영향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찌하여 지금은 그토록 친미일색의 보수편향으로 돌아섰을까?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왜 난데없이 건국절을 들고 나서는가? 우리나라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8.15를 건국절이라 한다면 그 이전에 목숨 걸고 독립운동한 사람들보다 이승만을 비롯 친일파들이 주축이 되어 나라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던 “민주정부” 수립에 더 초점을 맞춘 것 같아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친일의 댓가로 오로지 양지에서만 살아온 사람들 시각으로는 모든 게 미국의 은혜요, 백범을 비롯 윤봉길 의사 같은 수많은 독립지사들은 일제 고등계형사들 표현대로 단순히 만주벌판의 비적 떼에 불과할 것이다.
운동선수들이 감격의 우승을 하고 오면 공항에서부터 환영하고 반겨주는 것이 우리나라의 정서다. 그런데 수십 년을 타국에서 독립운동에 몸바쳐 싸우다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는 독립지사들이 여의도 공항에 내리는 순간, 환영의 꽃다발은커녕 일렬로 세워놓고 DDT세례를 안겼던 미군들의 안하무인을 그대들 상상이나 해보셨는가? 왜 미국이 민족주의정서가 강한 임정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골수친미파 이승만을 이 나라 초대 대통령으로 밀었는지 배알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런데도 미국의 은혜라! 대 이라크전쟁을 비롯, 자기들 국익에 맞지않으면 두들겨 패고보는 미국이 어째서 우리나라에서는 자유수호의 선봉으로 오로지 감사의 대상이 되어 있는가?
미 군정하, 남한만의 단독선거에서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순간부터 친일의 독버섯이 청산되지 못하고 이 나라 하늘에 어두운 먹구름을 드리우기 시작한 이 치욕스런 역사가 오늘을 결과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양재동 시민공원의 명칭을 매헌공원으로 바꾸려고 하자 고승덕 의원 등이 반대하고 나섰다지? 그 사람들, 독립운동가들이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가 되는 게 영 불만일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 두 명일까? 북한사람들의 “우리식대로 살자!”는 구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과연 정통성측면에서 북한보다 당당할 수 있는지 이제라도 우리의 현대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돈만 있으면 되지 민족정기가 뭐 말라비틀어진 소리냐구?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어떠한 난관이 닥쳐와도 분연히 떨쳐 일어나 의을 위해 몸바칠 수 있는 기개는 면면히 그 역사를 통해 함양되는 것이다. 제대로 역사를 세우자! 피로 점철된 우리의 독립운동사를 역사교육의 중심에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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