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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제18회 군민대상 수상한 이영희 씨] “34년간 지역 곳곳에 봉사의 손길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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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면 대촌2리 부녀회장으로 봉사활동에 첫발 디뎌 대통령 표창, 훈장을 비롯 ‘자랑스런 충남인상’ 등 수상

30년 넘게 일선 현장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쳐온 이영희(68, 당진읍 읍내리) 여사가 지난 1일 제18회 군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영희 여사의 군민대상 수상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당진군이 군민대상 시상 이후 최초로 여성 수상자를 선정한 것. 하지만 1992년 ‘대통령 표창’(지역사회 발전 공로), 1999년 ‘대통령 훈장’(국가사회 발전 서훈) 그리고 2006년에는 충청남도에서 선정하는 ‘자랑스런 충남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이영희 여사가 이제야 군민대상을 받는다는 것은 다소 때늦은 감이 없잖다.
“생각지도 못했던 군민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말을 듣고 그날 밤 새벽에는 잠을 잘 못 잤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 혼자 한 일도 아니고 다 같이 힘을 모아 한 일인데 나만 상을 받게 된 것이 너무 죄송하게 생각되더라고요. 과연 이 상을 내가 받아야할지, 받아도 되는지 밤새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경기도 가평군 읍내리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1958년 손인목 선생과 결혼하면서 당진군 고대면 대촌2리에 정착, ‘봉사의 삶’을 일궈나가기 시작했다. 1975년경 이 여사는 대촌2리 부녀회장에 선임되면서 봉사활동을 시작, 고대면 새마을 부녀회장과 고대면 생활개선회장, 당진군새마을부녀회장, 여성단체협의회장 등을 차례로 역임하며 점차 봉사의 활로를 지역 곳곳으로 넓혀나갔다. 이 여사는 처음 대촌2리 부녀회장직을 맡았던 때를 회상하며 부녀회장에 나서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여자가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흔치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처음 부녀회장에 나설 때부터 조심스러웠어요. 시어머니와 시아주머니 그리고 남편의 동의를 얻고서야 부녀회장 선출에 나서게 됐는데 그 뒤로는 모든 분들이 든든한 조력자로 아낌없는 도움을 주셨죠. 몇 년 전 당진읍으로 이사왔지만 대촌2리 마을 분들에 대한 고마움은 평생 간직하며 살겁니다.”
마을부녀회장과 고대면 새마을부녀회장을 맡으면서 이 여사는 경로잔치부터 무의탁노인 의류지원, 어린가장 학비 생활비 주선, 심장병학생 및 백혈병 청소년 돕기, 환경정화 활동, 마을꽃동산 조성, 공동작업반 운영 등 다양한 봉사를 몸소 실천해왔다. 이 여사는 이때 당시를 회상하며 힘들었지만 보람됐다며 특히 경노잔치를 열었던 것이 상당히 의미있었다고 말했다.
“면 부녀회장을 하면서 고대면 경로잔치를 고대초등학교에서 열었어요. 이 당시에 경로잔치가 활성화되지 않았었는데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해 마을 어르신들이 즐겁게 하루를 보내실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었죠. 어르신들이 고맙다며 손을 잡아주시며 격려의 말을 전하던 것이 기억나네요. 굉장히 재미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이때가 제일 좋았었던 것 같아요.”
고대면 새마을부녀회장이 된 이 여사는 봉사활동과 주변 미화사업 등을 전개하는 한편 판매기금 사업도 활발히 벌이면서 봉사의 기반을 다져나갔다.
“어려운 시절이었기에 지금처럼 후원을 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죠. 게다가 80년대 말에는 새마을회에 대한 국가 보조가 끊겨서 더욱 어렵게 활동해야 했었어요. 기금이 있어야 안정된 바탕아래 봉사를 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미역이나 주방세제를 판매해 기금을 만들기도 했었죠. 그때 새마을지회 식구들이 참 많이 고생했죠. 제일 고생하고 힘들었던 때였는데 이것이 기반이 되어서 새마을지회가 정착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당진군새마을부녀회장이 된 이후 이 여사는 봉사 활동과 함께 한복바로입기 행사를 비롯 주부백일장, 읽은 책바꿔읽기 등의 문화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고풍민속이 점점 빛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특히 한복 바로입기 행사는 한복을 차려입은 대통령 영부인이 고무신 대신 구두를 신은 것을 우연히 보고 ‘이건 아닌데’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어요. 우리의 좋은 전통은 제대로 이어져야하지 않겠어요?”
이 여사는 군민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남편인 손인목 선생과 가족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현재 손인목 선생은 병상에서 투병 중이다. 이 여사는 손 선생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어요. 특히 봉사활동을 하느랴 가족들에게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늘 미안해요 큰 탈 없이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고 저를 끝까지 믿고 밀어준 남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이 여사의 봉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1년 소소봉사회를 만들어 김치담궈주기 등의 활동을 벌였으며 2년 전 부터는 깔끄미세탁봉사단의 단장으로 노인들의 이불 빨래를 도맡아 하고 있다.
“이렇게 상을 받고 나니 그 동안의 활동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절미저축 하던 70년대에 산 흙을 팔면 5천원을 주던 때가 있어서 기금 마련을 위해 흙을 파기도 했고 당진종합운동장에 풀을 심고 콩, 깨를 키우던 게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봉사하면서 살 예정입니다. 지난 34년의 기억을 소중히 더듬으며 봉사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력

•경기도 가평 출생
•손인목 씨와 결혼, 고대면 대촌2리 정착
•전 고대면 대촌2리 부녀회장
•전 고대면 새마을부녀회장
•전 고대면 생활개선회장
•전 당진군 새마을부녀회장
•전 여성단체협의회장
•전 평통자문위원
•전 소소봉사회장
•현 소소봉사회원
•현 깔끄미세탁봉사단장
•1992년 대통령표창
•1999년 대통령훈장
•2007년 충청남도 ‘자랑스런 충남인상’
•2008년 당진 군민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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