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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과 화이트헤드
2004년 01월 16일 () 14:03:00 webmaster@mjmedi.com
   
 
동학 주문의 과정철학적 고찰


‘수운과 화이트헤드’는 동학주문의 21자 ‘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 造化定 永世不忘 萬事知’를 화이트헤드의 과정철학적 입장에서 해석한 책이다.

해석이라기 보다는 서양철학과 종교사에서 배제되었던 비인격신적 요소를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한 이래 서양에서 논란이 되어 왔던 GOD(神)과 GODHEAD(靈性), 혹은 존재의 자체권과 소유권에 대한 논란에 있어서 화이트헤드가 과정철학을 통해 영성과 존재의 소유권을 강조하기 위한 철학적 배경을 동양의 종교와 철학에서 배제되어 있던 인격신적 요소와 존재의 소유권을 인식하고 완전한 철학과 종교상의 존재 그 자체를 궁구한 동학의 사상을 비교하여 분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보아왔던 서양철학사 혹은 서양종교학의 문맥이 매끄럽지 않았던 번역서만 보다가 한국의 철학자가 직접 분석하여 글을 써서 그런지 매끄러운 문맥이 보기 좋았고, 종교 철학적 개념들이 쉽게 이해되었다는 점이 좋았다.

저자 김상일 교수(한신대)는 “19세기 말 니체가 인격신의 죽음을 선언한 이후 서양 철학계는 인격신과 비인격신의 조화를 본격적으로 규명하기 시작했으나 수운 최제우는 훨씬 앞서 이를 종교적으로 실천했다”고 설명하면서 그 근거로 동학주문 21자를 내세우고 있다.

인격신이 석가모니·예수 등 구체적 형상을 띤 유일신으로 사회와 역사를 관장한다면, 비인격신은 氣·道 등 자연과 우주에 깃든 범신이다.

물론 예수의 죽음 이후에도 비인격신적 요소를 강조한 종파가 있었고, 동양에서도 인격신적 요소를 강조한 철학과 불교종파에 있으며 지금도 불교의 소승불교는 인격신적 요소를 강조하긴 하고 있다. 인격신과 비인격신의 세력다툼이 인류의 종교사상사였으나 서구 현대문명에서는 인격신을 강조한 종교와 철학사상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중심적·이원적 인격신은 절대-불변-정신-남성의 극만을 취함으로써 그 반대의 극을 버린 ‘단일극성적 유신론’으로 전락했고 현대에 들어와서 인종주의와 여성주의 등 수많은 도전이 제기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수운의 매력이 여기에 있는데, 수운은 비인격신인 至氣와 인격신인 天主의 조화를 꾀하였으며, 이를 통해 동경대전에 위에 언급한 동학주문 21자를 내놓음으로써 존재를 초월한 초월자와 자기내면의 자아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그리고 수운이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이듬해에 태어난 화이트헤드가 신의 신과 창조성으로 설명하였고, 하이데거가 존재자와 존재 자체로 설명한 것이 바로 수운의 天主와 至氣로 해석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김교수는 새로운 종교철학적 사상을 동학의 주문을 통해 세계화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이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강 현 호 (경북 혜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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