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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8.10.13 00:00
  • 호수 731

[시(詩)읽는 오후|당진작가들의 시 한편 - 정재학(필명 정연서) 씨의 ‘전단지’] 사랑, 그리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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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약속한 것도 아닌데 왜 기다려지는지

붙잡는 사람도 없는데 왜 가지 못하고 있는지

땡볕아래서 왜 땀을 흘리고 있는지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지만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장소라고 말하기 싫었다.


어느 순간

나 자리 비운사이 왔다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 다시는 못 볼지도 몰라 기다린단 생각

시간이 지났어도 장소는 그 곳인데 왜 다른지

끝내 참아내다 현기증에 왈칵 쏟아지는 그리움과

붉은 빛을 가진 눈동자를 들고 찾아간 화장실에서

누런 변기통위에 붙어있는 반쪽인체로 만난 전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터미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떠나거나 누군가를 기다리며 만남을 준비하는 곳. 떠남과 만남이 공존하는 터미널에서 문득 그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린다. 내가 보고픈 사람도 나를 보고파 할까. 무더운 여름날 터미널 화장실에 붙은 전단지. ‘사람을 찾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찾고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건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 테지.

정연서 씨는 더운 여름날 터미널에서 마주쳤던 기억을 시로 표현했다.

“사람들이 그리움이나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며 사는 것 같아요. 사랑과 그리움은 모든 사람의 가슴에 맺혀 있는 데도 말이죠. 제가 그리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쓴다고 주변 분들이 필명을 ‘연서’로 지어주셨어요.”

고등학생때 고향인 인천의 지역신문에서 주최한 글짓기대회에서 상을 받은 이후부터 줄곧 시를 써왔다는 정재학 씨는 당진에 내려와 문학회 활동을 하면서 시 쓰는 일에 좀 더 활발해졌다고.

그는 최근 전해진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을 언급하며 자살을 선택한 그들의 삶은 감싸줄 사람이 없는 외로움으로 일어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모든 사람이 글을 썼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글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잖아요. 특히 시는 더 그렇죠. 외로운 마음을 담아만 두지 말고 글로 표현해 풀어냈으면 좋겠어요.”

5년 전 당진으로 이사 온 정연서 씨는 시골 풍경과 도시가 공존하는 당진이 고향처럼 편안하다며 앞으로 당진에서 평생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아픈 곳을 보듬어주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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