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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송악고 교사]
대사 되어 찾아온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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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의 나이에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충남 예산의 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한 여교사가 미 대사가 되어 3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당시 20대 초반 벽안의 외국 여성이 첫 교단에서 칠판에 자신의 이름을 ‘심은경’이라 소개했었던 스티븐스는 외교관이 된 이유를 묻는 물음에 학생들을 설득하며 지도하는 과정을 통해서 외교관이 되겠다고 작정했다 한다. 그 대답 속에서 서투른 한국어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느낀다.
위대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어려움을 당할 때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낙담과 실망으로 한숨 쉴 때 위대한 이들은 어려움을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는다.
고통은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결과적으로 독이 될 수도 또한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현재 수능시험공부를 위해 늦은 밤까지 시달리는 노고를 슬기롭게 받아들이도록 권면하며 또한 그것이 고 3학생들의 특권이요, 먼 훗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임을 믿으라고 강조한다.
앞으로 돌아가서 나는 개인적으로 당시 스티븐스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 동료교사들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재직 중인 본교 뿐 아니라 지역내의 학교에 이와 같은 높은 꿈과 열정을 갖춘 원어민 교사들이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열심히 설득하고 애정을 갖고 지도한다면 학생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벌써 수능시험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기쁜 마음으로 수확할 것을 준비하고 있는 농부들처럼 우리도 거둘 것을 준비해야 할 때가 임박했는데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레이거나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 허전함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과 아이들에 대한 마음속의 열정이 식었음 때문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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