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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들] 합덕테크노폴리스 유치반대 대책위원회 “우리는 고향땅에 영원히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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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유치 백지화 될때까지 투쟁하겠다”

 

“이번 산업단지 유치건 때문에 주민들의 신경이 날로 곤두서고 있어요. 동네 어르신들도 신경을 많이 쓰셔서 힘들어 하시죠. 어르신들이 찬바람 맞아가며 집회에 참여하시는데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위원장들은 현재 마을 어른들이 집회 후 몸살, 신경성 구강염 등 몸고생과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덕 테크노폴리스 유치반대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3일 군청 앞에서 3차 집회를 가졌다.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은 유치반대 의사를 전달했으나 군의 추진방침은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고향땅에 영원히 살고 싶다”

대책위원회를 찾은 합동사무실에 걸린 현수막에서 굳은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조상 대대로부터 지금의 농지와 마을이 형성되기까지 수천, 수백년의 시간이 걸렸어요. 마을하나 없애는건 순간이겠지만 지금의 옥토와 몇 대에 걸쳐 내려오는 농업기술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에요.”

순성면 본1리가 자랑하는 가화포도는 1969년 오재환(86)씨가 도입해 주변 농가에 농업기술을 전수했다. 이때부터 본1리는 당진군 대표 포도단지로 자리 잡아왔다. 가화포도는 15년 가까이 군의 지원을 받아 포도즙을 만들어 수익을 높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가화포도즙은 내년부터 일본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박상일 위원장은 “가화포도의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며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가화포도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가 들인 노력과 시간들은 허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열 위원장은 “이렇게 군에서 15년 가까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가화포도를 순식간에 죽이는 것은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나루 쌀 망가질 것 불 보듯 뻔하다”

“가화포도 뿐만이 아니에요. 당진군의 대표 특산물 해나루쌀도 피해를 입게 됩니다.”

순성면 중방2리에 조성될 골프장은 해나루쌀 최대 생산지인 우강면 소들평야와 맞닿게 된다. 위원장들은 골프장 제초제와 산업단지의 공해물질 등이 해나루쌀과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했다.

이관우 위원장은 “공장이 들어서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폐업 및 부도로 문을 닫는 공장이 생길 수 있다”며 “이 업체들이 남기는 산업 폐기물은 주변을 오염시키거나 그대로 방치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호 위원장은 “공업단지가 발달한 포항의 경우 주민들조차 포항 쌀을 입에도 안댄다”며 공업화에 따른 당진 농가들의 피해를 걱정했다.


“경우에 따라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

“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잃게 되는 겁니다. 현 상황은 군의 일방적인 추진 하에 생명줄 같은 옥토를 강제로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죠.”

테크노폴리스는 복합산업단지로 구성되며 골프장, 폐기물처리장, 주거지역, 상가지역, 체육시설 등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게 된다. 반면 농업, 축산 등을 생계로 살아가는 주민들은 생계를 꾸려나갈 일자리를 잃게 된다.

김성호 위원장은 “지역의 땅 값이 오른 반면 당진군이 내놓은 보상가격은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라며 “거주지의 재건축비 가격까지 따지면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IMF 때보다 경제상황이 힘든 시기인데 기업들이 들어서겠어요? 결국 주민들도 죽고 산업단지도 죽게 될거에요.”

산업단지에는 2011년도부터 기업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산업단지는 합덕읍과 순성면일대에 138평의 부지에 조성된다. 현재 산업단지는 지난 2월 분양이 끝나 37개의 기업이 앞으로 들어설 계획이다.

박상일 위원장은 “당진군은 2011년까지 기업이 들어서지 않는 산업단지 부지 조성을 위해 지역민의 삶의 터전인 논과 밭을 밀어내고 있다”며 “공업과 농업은 공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진군의 주인은 주민이 되어야죠. 군 공무원이 주인이 될 수 없어요. 이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 수 많은 주민들이 주인이란 거죠.”

대책위원회 위원장들은 산업단지 유치에 대한 모든 사항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며 모두가 당진군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열 위원장은 “당진군은 난개발 중”이라며 “당진군의 주인은 당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당진군에 뿌리 내린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산업단지 조성을 놓고 당진군에서도 주민들을 위한 마음을 가져 달라고 덧붙였다.

이관우 위원장은 “당진군이 산업단지 유치를 전면 백지화 할 때까지 투쟁 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소송도 불사 하겠다”고 말했다.

“농업이 좋아 농민으로 보람을 갖고 살고 있어요. 지금까지 힘들게 만들어 놓은 옥토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더 바라는 것이 없어요. 그저 우리가 뿌리내린 고향땅에 살고 싶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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