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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8.11.10 00:00
  • 호수 735

“고대관리부두 축조 주민생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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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굴 성수기, 공사로 갯벌 굴 훼손돼 피해 평택항만청 “법적으로 보상할 의무 없다”

▲ 집회가 시작된 지난 5일 갯벌에서 굴을 따던 고대1리 주민이 공사로 파헤쳐진 바다를 가르키며 '주민생계'를 보장하라고 하소연했다.
 

【송악】 송악면 고대1리 주민들이 ‘평택·당진항 고대지구 관리부두 축조 공사에 따른 주민피해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지난 5일 오후 1시부터 12일까지 장기 집회에 들어갔다.

현대제철과 동부제철 사이에 위치해 있는 고대1리 앞 바다에는 지난 9월5일부터 평택·당진항 고대지구 관리부두 공사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고대1리 앞 해안가에서 굴을 따고 낙지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주민 90여명이 생계수단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공사가 시작되면서 앞바다에는 굴삭기를 비롯한 장비들이 들어섰고 이로 인해 돌에 붙은 굴들이 손상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 게다가 김장철을 앞두고 굴이 한창 성수기를 맞은 시기라 주민들은 더 속이 타들어간다.

“여기에 깔린 돌들은 주민들이 직접 머리에 이고 등에 지어서 지난 50년 전에 바다에 깔아둔거여. 평생 그 돌에 붙은 굴을 따서 먹고 살았는데 말 한마디 없이 굴을 다 못쓰게 해놨으니 분해서 살 수가 없어. 하루하루 굴 따서 먹고 사는 데 죽으란 소리랑 뭐가 달라.”

지난 5일 집회가 시작된 오후 1시, 마을 부녀자들은 갯벌에서 굴을 따고 있었다. 주민들은 물이 빠지는 4~5시간동안 굴을 딴다. 하루에 많게는 10kg까지 굴을 따며 1kg당 1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박계순(75)씨는 “양쪽 공장(동부제철, 현대제철) 틈에 껴서 공해로 피해를 입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조상대대로 이어져오는 주민들의 생계터전을 짓밟아 놨다”며 “굴을 찍어서 먹고 사는 우리들에게 갯벌은 논이나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하소연했다.

박선영 어촌계장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들의 생계를 보장해줄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공사를 막겠다”며 “마을 양쪽을 모두 막아놓고 그나마 남아있는 갯벌까지 막으려면 주민들이 먹고 살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 아니냐”고 말했다.

고대1리 앞 바다에서 이뤄지고 있는 평택·당진항 고대지구 관리부두 축조공사는 국토해양부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이 발주해 (주)삼양사가 시공사로 선정, 지난 9월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며 공사기간은 오는 2011년 9월까지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 항만공사과 김남일 담당자는 “현재 부두 축조는 적법하게 시행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법적으로 어떠한 보상을 해줘야 하는 의무가 없다”며 “다만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 조성을 검토할 수는 있지만 현재 주민들이 원하는 보상 대상구역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시공사 (주)삼양사 박철규 현장소장은 “입찰과정에서 보상에 관한 문제는 언급된 적이 없다”며 “공사가 중단되는 바람에 준설선반만해도 하루에 1천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대집회로 인해 지난 30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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