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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형인 역사교육은 역사가들에게 맡겨야 - 장수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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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서중학교 장수덕 교사

지금 세상은 역사교육에 대한 담론들로 시끄럽다. 끊임없이 좌·우 시각에 기초한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다양성과 합리성을 잃어버린 이기적인 자기논리들이 넘쳐나고 있다. 20년 가까이 일선 현장에서 역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요즈음의 편향성에 휘말리는 담론들을 대할 때면 사뭇 입맛이 쓰다.
삶에도 철학이 있듯이 역사에도 철학이 있다. 역사를 전공한 사람들은 뒷전으로 밀어놓고 정치적 입장만으로 옳고 그름을 분별하려하며, 정권의 입맛에 따라 가르침의 방향을 제시하려하면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진행 방향이 아니다.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면서 공휴일이나 방학기간을 이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방과후 교육활동을 활용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교육의 길을 모색해 왔다. 전일제계발활동 시간을 활용하여 우리고장의 가까운 문화유적을 돌아보고 연구하는 기회를 가져보기도 했고, 사진반 활동을 통해 사진과 역사문화를 묶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여름방학을 이용해 국내 문화유적지는 물론 만주에 있는 고구려 유적 등을 답사하며 얻은 결론은 몸으로 체험하는 현장학습(답사)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답사를 떠나는 날 아이들은 대부분 여행이라는 기분에 들떠있지만 문화유적지에 도착하면 발표를 하고, 질문을 받고, 대답하며, 지도교사의 보충설명을 듣고 나서야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한다. 이동하는 과정속에서도 아이들은 이미 본 것과 앞으로 볼 것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발표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 길은 다산선생이 혜장선사와 차를 나누기 위해 다녔던 길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다산선생님은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2008년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잇는 소로에서 지도교사> “황토현에 모인 농민군들은 어떤 세상을 꿈꾸었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2008년 황토현 전적지 기념관에서 발표자> 이와 같이 역사적 시각은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생각은 언제나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답사는 현장에서 체험으로 이루어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역사교육을 현재진행형으로 동시에 미래지향형으로 만든다.
E. 뒤르켐은〈교육과 사회학 Education and Sociology〉에서 교육은 사회화의 개념으로서 파악하고, 교육을 어린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 사회화라고 정의했다. 역사교육도 어린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한부분이다. 교육이 규범적 정의를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교육은 인간존중의 바탕에서 자신과 함께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며, 다양성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부문을 추구해야 한다. 교과서 검정에 결격사유가 없다면 집필에 대한 역사인식도 존중되어야 하며, 현장역사교육에서도 다양성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역사교육은 역사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전문가이다.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전문과들과 협의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할 때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열심히 현장에서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힘을 빼거나 정치에 활용하는 도구정도로 치부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우르르 다수의 쏠림으로만 역사가 정의되거나 수긍되는 것이 결코 올바른 사회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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