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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8.12.22 00:00
  • 호수 741

[르포] 당진의 경제기반 철강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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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가동률 50%미만 ‘긴급 감산’

▲ 5조4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현대제철 고로제철소 건설현장의 모습. 현대제철은 이번 국제금융위기속에서 50%이상 감산에 들어갔다.

철강산업 위주에서 산업구조 변화 모색해야

1997년 한보철강의 부도는 지역사회에 큰 파장과 충격을 주었다. 특히 한보부도이후 우리나라는 IMF를 맞아 긴 침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당진군민들이 체감하는 경기한파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2004년 10월12일 현대제철(전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는 당진공장에서 인수합병식을 가졌다. 긴 침체기속에서 진행된 현대제철의 한보 인수합병은 당진군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5년 고로제철소 건설을 밝히며 약 462만8천㎡(약 140만평)의 산단을 조성하고 5조4천억원을 투입해 연산 800만톤의 고로제철소 건설에 들어갔다.
고로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제철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5조4천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로 인해 지역의 건설 경기가 호황을 맞게 됐으며 각종 연관 산업단지와 연관기업들의 입주는 물론 작은 식당에서 자재납품업체에 이르기까지 제2의 호황을 맞게 됐다.

대형화물차들 주차장에서 낮잠
지난 16일 현대제철의 제품을 운반하는 현대글로비스 주차장엔 대형 트레일러 1백여대가 세워져있었다. 화물을 싣고 도로를 누벼야할 차들이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었다. 차주들은 대기실에 앉아 순번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며 소파에 기대어 잠을 청하거나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만난 한 차주는 “평소에는 이보다 더 많은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며 “3일만에 운행을 나간적도 있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그는 “10월까지만하더라도 이틀에 평균 3번 운행했는데 근래에는 이틀에 한번 운행하기도 힘들다”며 “지입료와 보험료, 차량할부금, 기름값, 밥값 등 고정적으로 지출해야될 돈도 못벌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차량을 할부로 구매한 차주들의 경우 차량할부금도 내지 못해 차압당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경기가 얼어붙으며 국내철강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어 운송량 또한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현대 글로비스 산하 20여개의 운송회사를 비롯해 알선소 등 수십개의 크고작은 운송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노조원 약 450여명이 가입해 있는 화물연대충남북부지회의 성준호 교육차장은 “동부제철이 30%(현재 가동률 50~60%)감산에 들어갔다고 밝히는데 차주들은 내수물량에 취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제철의 경우 50%이상 감산에 들어가 A지구 용광로는 가동이 멈췄으며 내년1월부터는 B지구만 운영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환영철강도 용광로 가동을 멈추는 것을 고민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준호 교육차장은 또 “최근 작은 알선소들의 부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운송료를 몇 달치씩 못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제철회사들이 운송료를 현금대신 어음으로 지급하고 있어 차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더욱이 제철회사들이 경제위기를 핑계삼아 지난 6월 합의됐던 운송료를 인하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며 “운송료까지 내리는 것은 차주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도 가동률 50%
2008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국내 철강업체들은 최대 호황을 맞았다.
원료수급 부족 등으로 철근값은 두배 이상 뛰었으며 국내 고철값도 3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이후 고철값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졌다.
현재 당진지역의 철강업체들도 감산에 들어가며 난관타개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이다.
현대제철을 비롯한 동부제철, 환영철강 등 당진의 철강업체들은 이미 감산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0일부터 휴무에 들어갔으며 50% 이상 감산에 들어갔다. 동부제철 또한 공장가동률이 50%에서 60%대에 머물고 있으며 물량을 주문받을 때만 조업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동부제철 과장급 이상 임직원들은 급여의 30%를 자진반납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철치부심이다. 현대제철은 심지어 고가에 수입한 고철 원료들을 역수출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환영철강 역시 생산량을 70% 이상 줄이고 있으며 현대하이스코는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전 사원 260명이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제품을 생산해도 팔리지가 않으니 감산할 수 밖에 없다”며 “물량을 주문받을 때만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6천2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전기로사업은 예정되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정상 추진되고 있으며 시험가동 이후 9월부터 본격적인 제품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경제위기속에 5조4천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경우 고로제철사업의 최대 위기가 되고 있다.
현대제철 고로제철소 건설현장의 인부들이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송산면 가곡리 등 주민보상 절차가 6개월 연장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이 바라보는 시각도 불안하기만 하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외국에서 고로제철소 관련 설비들이 들어오는데 이에 대한 설비대금 수천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1/4분기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항만도시로 변모해야
당진의 경제기반으로 자리잡은 철강산업의 위기는 지역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운수업을 비롯해 건설, 주택, 식당, 자재납품 업체 등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일부 산업과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으로 인해 특정산업이 침체될 경우 지역경제 또한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 기준 당진군의 철강제조업체는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동부제철, 동국제강, 환영철강, 휴스틸 등 6개 기업이며 철강 금속 관련 미착공 업체를 포함하면 94개 업체이다. 또한 자동차 부품관련 업체수는 미착공 업체 포함 56개 업체에 달했다.
또한 올해 5월말 기준으로 당진군은 68개 기업을 유치했으며 이중 50%에 해당하는 34개 기업이 철강금속관련 기업이다. 11월 말 기준 167개의 기업이 입주신청을 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철강금속관련 기업들로 철강산업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현상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 바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역경제가 대기업 종속경제 체질에서 벗어나 지역발전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다포로스(주) 이병성 대표이사는 “지역경제가 대기업 종속경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당진군이 가지고 있는 임해형 산업단지와 항만을 위주로 환황해 물류중심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며 “항만물동량을 유발시킬 수 있는 기업을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항만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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