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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박우선 - 文明의 폭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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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농과대학 농경학부 졸업, 농경학회장

성인의 가르침을 한자 한자 정성들여 옮겨 적는다는 일은 부질없이 흐트러지는 심지를 다스리는 데에 그 이상 알맞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사실 예로부터 우리 문화의 전통에서는 책을 베껴 세상에 널리 전하는 일을 하나의 덕목으로 여겨왔다.
인쇄문명의 발달로 그러한 덕목은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한술 더 뜬 것이 복사기술의 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인쇄문명이나 복사기술은 가치있는 가르침이나 정보를 세상에 골고루 알린다는 덕성스러운 수단이라기 보다는 허황된 주장이나 선동 아니면 가증스러운 정보를 담아 옮기는 더러운  그릇으로까지 전락하고 말았다.
자극적이고 불쾌한 각종 출판을 도처에 범람하는 가지각색의 선전유인물들이 인쇄와 복사기술의 추악한 모습을 더없이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이면 대학주변의 복사가게가 강의 노트를 복사하는 웃지못 할 풍습도 한심스러운 이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이쯤되면 인쇄문명이나 복사기술은 이제 남용의 단계를 크게 넘어 폭력화했다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문명의 폭력화는 여기서 그 악덕을 멈추지 않는다.
사진기술이라는 마법도 그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사진기술의 출현이 인류의 생활과 문화에 얼마나 공현해 왔는가를 모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진문명은 경우에 따라 어처구니 없이 남용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도사리고 있다.
신문의 사회면에 꼬리를 물고 보도(스포츠신문 등) 되는 음란사진이나 비디오테이프 문제도 그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이야말로 사진문명의 횡포화를 대변해주는 이 시대의 우울한 화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시대의 목을 비틀고 있는 갖가지 문명의 횡포에 대해 언제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할 것인가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글씨라도 한자 써보고 보고 싶은 얼굴을 종이에 옮기면서 어떻게 하면 인쇄나 복사 그리고 사진문명의 덕성만을 살릴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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