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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9.01.26 00:00
  • 수정 2017.08.07 16:36
  • 호수 746

송악면 중흥리 이윤미 주부가 추천하는 <목련꽃 브라자>
깊어가는 겨울, 시집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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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미 - 송악면 중흥리

깊어가는 겨울, 시집한권
 복효근을 처음 만나던 날 남편은 마침 회식 이었다. 늦은 귀가를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신혼때와 달리 이젠 10년차 아내도 넘었으니 느긋하게 낯선 이름과 마주 앉았다. 고향이 남원이고 나이는 마흔이 훌쩍 넘어있었다. 책을 펴면 글쓴이의 나이부터 보는 버릇이 5년 전부터 생겼다.
 복효근이 내민 ‘목련꽃 브라자’는 제목부터 민망했다. 그러나 서문에 별에게 가기 위하여 죽음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고흐의 편지에 복효근은 어디 별뿐이겠느냐. 바로 옆에 있는 꽃에게로 가기 위해서도 죽음의 관문을 거쳐야 한다.  내가 어찌 나인 채로 꽃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꽃의 중심에 닿기 위해서는 죽어서 꽃이 되어야 하리라. 그래 일생 죽음이 어찌 한번 뿐이랴. 저 나무 한 그루에 다가가기 위해서도 일생이 걸린다.
 나의 시는 다생(多生)의 내 죽음의 기록인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
 복효근의 시에는 별스럽지 않은 이름들이 줄을 서지만 어디 하나 들러리가 없다.
 턱없이 높아서 머리에나 이고 다닐 이름이 아니라 가슴팍에 품고 자면 툭툭 불거졌다.
 뾰족이 내미는 새순 같은 이름이다.    
 가만히 불러보고, 눈으로 여겨보고, 몸을 낮추어 귀를 기울여 보아라.
 이렇듯 보듬지 않고 부르는 이름은 그저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 
 복효근의 시 속을 걸어 나오면 마흔이 되는 내가 되려 아름답다.                    


목련꽃 브라자

 목련꽃 목련꽃
 예쁘단대도
 시방
 우리 선혜 앞가슴에 벙그는
 목련송이만할까
 고 가시내
 내 볼까봐 기겁을 해도
 빨랫줄에 널린 니 브라자 보면
 내 다 알지
 목련꽃 두 송이처럼이나
 눈부신
 하냥 눈부신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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