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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사, 식민지와 근대화 병존할 수 없어”
한국의사학회 정기학술대회…“의생제도 한의사 면허 시원 아니야”
2018년 12월 12일 () 09:26:06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일제 강점기 시대 식민 지배를 통해 의학이 근대화된 것이 아니라는 의견과 동시에 의생제도가 한의사 면허제도의 시원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의사학회(회장 김남일)은 지난 8일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제29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류정아 부산대한의전 교수는 ‘한국의학사의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류 교수는 “경제사 연구자인 안병직, 이영훈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기존 한국역사학계의 연구방향, 즉 내재적 발전론과 식민지 수탈론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주장을 ‘식민지 근대화론’이라 부른다”고 운을 뗐다.

식민지와 근대화는 병존할 수 없다고 주장한 그는 ‘한국의학사에서 식민지 근대화론을 살펴보는 것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주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전통의학을 배제하고 서양의학 위주로 의료체계를 세운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는 그 정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생제도가 한의사 면허제도의 시원(始原)이 아니다. 시행되지 못했지만 1900년에 반포한 의사규칙이 있는데 실제로는 이게 시원이다. 한의학과 한의사 면허제도가 시대 변화에 따라 스스로 변화하고 발전해갈 수 있는 자주적 결정권이 일본의 강점에 의해 박탈당했고 현재의 한의학은 그런 상황에서 명맥을 유지하다 광복 이후 여러 자구책을 모색해온 역사의 결과”라며 “한의사가 의생으로 격하됐던 것은 주권침탈 상태에서 빚어진 비정상적이고 특수적이며 강제적인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민지 근대화론은 경제의 발전에만 치우쳐있다”며 경희대 박윤재 교수의 ‘한국 근대의학의 기원’을 인용, “당시 의학체계는 식민 지배의 영구화를 위한 회유와 통제라는 이중적 목적을 수행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었다. 위생경찰을 포함해 식민지 의학체계의 운용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의학은 이해나 권리의 개념이 아니라 지배나 통제의 도구로 인식됐고 그 반대편에서는 자발과 동의보다는 타율과 복종에 익숙한 피식민인이 창출됐다”고 발표했다.

정유옹 한의사(사암침법학회)는 '침구경험방 보사법의 의사학적 의의'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침구경험방은 단순히 대증식 침구법을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치료법의 원칙을 세워 응용하도록 저술 한 것을 알 수 있다”며 “허임은 자신의 보사법을 개발해 음양관을 바탕으로 하는 한열을 치료하는데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을 한열 변증해 치료하는데 보사법을 사용했다. 조선 중기의 침구학에서는 원리적으로 정교한 면을 갖춘 것을 기반으로 사암침법과 같은 창조적인 침법이 나오게 되는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임을 단지 침구 명의에 머물지 않게하고 허준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성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그의 방제학을 포함한 전체적인 의학관점에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남일 회장은 ‘한국의학사 연구의 회고와 전망(1999~2018을 중심으로)’에 대해 “1983년에 원전의사학회로 출발해 1998년에 의사학회로 분리했다. 초대회장으로는 홍원식 회장 2대 맹웅재 회장, 3대는 본인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문특성상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거나 참여하는 일이 많았고 동의보감과 의방유취에 대한 학술발표도 많았다”며 “한의학 인물에 대한 것도 20편 이상, 설화에 대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는 우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연을 넓혀야 한다. 의료제도사를 연구해 보완해 나갈 수 있다”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연구와 의사학 교육 방법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뜻을 모아야 할것이다. 또한 의사학이라는 학문은 잘 정리해왔으니 다른 학문과 융복합해 교육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조선통신사 의학연구의 현재와 미래(차웅석 경희대학교, 함정식 청솔한의원) ▲송원 시대의 기후 환경변화와 의학발전(박해모, 정지훈 상지대학교) ▲어약원장 이본에 대한 연구(송지청 대구한의대학교) ▲동의보감에 나타난 식치사상과 효의 관계(고병섭 한국한의학연구원) ▲승정원 일기를 통해 본 조선 왕실 식치(김현경 우리한의원) ▲풍한에 대한 체질별 식치 처방(김홍균, 신용우 한국전통의학사 연구소) ▲한의학 문헌에 나타난 양노와 죽식이(이정화 한국한의학연구원)등의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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