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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9.02.09 00:00
  • 호수 747

설 연휴 폭설, 인재인가, 자연재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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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설작업, 사전 준비 미흡 논란

▲ 설연휴를 앞두고 내린 눈으로 당진군내 각도로가 눈속에 파묻혔다가 뒤늦게 복구되었다.

군민들 불편 호소하며 늦장대처에 항의

군 “예산낭비 막기 위해 예의주시하며 제설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내린 폭설로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군의 늦장대응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설 연휴동안 당진을 강타한 폭설 당시 군에서 원활한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눈이 내린 직후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지만 손 쓸 겨를도 없이 쏟아진 폭설로 제설작업의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눈이 내리기 14시간 전 기상청이 대설주의보를 내리는 등 사전에 충분히 예견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군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한 24일 오전 3시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민들 대부분은 24일 오후가 되도록 중심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중교통 이용객은 배차시간이 길어진 버스를 기다리느라 한파의 날씨 속에 오랜 시간 밖에 서 있어야만 했다. 또한 설 제수용품을 준비하러 읍내에 나선 군민들은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도로 등을 보고 불만을 토로했다. 군청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제설작업을 촉구하는 글이 이미 눈이 그친 31일까지 연달아 올라왔으며, 군청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최우용씨는 군청 자유게시판에 “탑동사거리ㅇ와 고대(전지역)쪽은 제설작업이 부분만 돼 있고 금암교와 오도삼거리는 제설작업이 돼 있지 않았다”며 항의의 글을 올렸다.
장동성씨는 “토요일부터 서울과 경기도에도 폭설주의보가 있었고 실제로 꽤 많은 눈이 왔지만 제설작업이 다 된 상태였다”며 “그러나 당진은 3차선 도로인 38번 국도조차도 1.5차선으로 바뀌어 있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대설주의보 발령됐는데도 제설작업 준비만
기상청은 설 연휴기간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했었다.
23일 오후 1시에는 당진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 23일 오후부터 눈은 내리고 있었지만 군은 본격적인 제설작업을 24일 오전 3시부터 진행했다. 결국 대설주의보 발령이후 약 14시간 동안 군이 실행한 재난대책은 구비하고 있던 장비를 준비하는 것뿐이었다.
당진군은 군내 교통의 흐름이 원만했기 때문에 내리는 강설량과는 상관없이 24일 새벽 3시부터 제설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편도권 도로관리과 직원은 “제설작업은 눈이 쌓이거나 내리는 양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눈이 내리더라도 교통의 흐름이 원활할 경우나 심야시간 차량의 운행이 없다면 제설작업은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제설작업 자체가 모두 돈이 드는 작업이므로 예산의 낭비를 막기 위해 교통의 흐름 등을 예의주시 한 후 제설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눈이 쌓인 후에야 제설작업 시작
당진군은 24일 오전 3시부터 주요도로에 대한 제설작업을 실시했다고 한다. 주요도로인 당진읍내를 중심으로 서부와 남부, 북부, 탑동사거리와 설악가든 부근의 도로 등 통행량이 많은 도로를 집중해서 제설작업을 했다고 군은 밝혔다.
하지만 읍내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윤 모씨는 “설 연휴에도 계속 운행을 했는데 탑동사거리 부분은 큰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이 가장 미흡했다”며 “염화칼슘이나 모래만 제대로 뿌렸어도 교통대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탑동사거리와 고대면의 제설작업에 대해 지적했다. 이에 군민들은 “염화칼슘이나 모래조차도 제대로 뿌리지 않았다”며 입을 모았다.
이에 당진군은 군내 주요 도로 총 1030㎞의 제설작업을 진행했으며 국도 3개 노선 80㎞구간과 지방도 7개 노선 180㎞, 군도 17개 노선 170㎞, 시가지 및 농어촌도로 600㎞의 주요 노선의 제설작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군민들의 항의에 대해 군내 도로의 제설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응용 도로관리팀장은 “제설작업에 비상인력을 총 동원해 24일 새벽부터 제설작업을 시작했다”며 “워낙 많은 눈이 내리다 보니 제설작업을 해도 소용이 없어 제설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들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군은 장비 총 587대, 공무원 1,123명을 동원했다며 제설작업에는 굴삭기와 덤프트럭 및 제설차, 도로의 눈을 밀어내는 그레이더 등을 이용했고 모래 총 850㎥와 염화칼슘 178t이 살포됐다고 밝혔다.
군은 보유한 장비가 부족할 것을 대비해 12월 재난종합계획을 수립할 당시 협력업체를 구축해 도움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민종기 군수를 비롯한 군청 전직원들이 25일 오전 설연휴임에도 모두 소집돼 직접 길로 나섰지만 이미 길은 눈에 잠긴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이 연휴에도 나와 고생했다는 격려도 있으나 미흡했던 사전준비와 초동대응의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군 경계에서 현저히 차이 났던 도로상태
예산행 버스를 운행하는 최모 기사는 “예산과 당진의 경계가 다리를 사이에 둔 곳이 있다”며 “다리 하나 사이인데도 제설작업을 한 것이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예산의 제설작업은 모래 등이 잘 뿌려져 있던 반면, 당진은 제대로 제설작업이 돼 있지 않았다는 것.
서산지역으로 승용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송산면에 사는 김모 씨는 “24일에 출근을 했는데 당진 읍내를 빠져나가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당진의 경계를 조금만 벗어나자 제설작업이 비교적 잘 돼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도와 지방도의 제설작업은 예산국도관리청과 종합건설사무소 홍성지소에서 관리한다. 국도는 서산과 당진, 당진과 송악IC, 현대제철, 당진과 삽교호 방조제까지 세 구간을 나눠 관리하는데 예산국도관리청 관계자는 세 구간에 대해서는 두 곳의 용역업체가 제설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당진군은 국도 제설작업에 대해 “예산국도관리청에서 장비가 오기 때문에 제설작업을 시작하는데 2~3시간이 걸린다”며 “2~3시간의 시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로관리과에서 직접 먼저 제설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예산국도관리청은 “용역업체가 상주해서 담당 구간을 돌보기 때문에 늦어질 일이 없다”고 말했다.
군민들의 서산과 예산 등의 제설작업 차이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 묻자 군 담당자는 강설량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도로관리팀은 “예산에는 눈이 10㎝ 밖에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제설작업에 차이가 보이는 것”이라며 “눈이 10㎝가 오면 염화칼슘에 의해 눈이 잘 녹지만 당진과 같이 30㎝씩 내리면 염화칼슘이나 모래를 살포해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염화칼슘, 모래 적절한 양 살포했나
이번 같은 폭설이 올 경우에는 모래나 염화칼슘 보다는 쌓인 눈을 단시간에 치울 수 있는 제설기 등의 장비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염화칼슘이나 모래를 뿌릴 수 있는 군의 제포기와 제설기, 덤프트럭 등의 보유가 현저히 낮은 편이다. 덤프트럭에 장착해 염화칼슘 등을 살포할 수 있는 제포기는 각 읍면마다 1대씩이며 군에 1대가 있다. 제설기는 읍면에 1대씩 있고 군에 12대가 있다. 이렇다보니 군민들 사이에서는 제설차량이 고장이 나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소문까지 돌기도 했다.
소문은 군에서 보유한 제설차량 2대 중 1대는 이미 고장이 나있어 대설주의보 발령 이후 급하게 수리를 진행했다는 것. 다른 1대인 덤프트럭은 담당 공무원이 차량의 열쇠를 가지고 설 연휴를 보내러 가는 바람에 작업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도로관리과는 ‘헛소문’이라고 일관했다.
도로관리팀은 “고장 난 차량은 제설작업 도중 바퀴가 빠져 고장이 났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열쇠가 없던 덤프트럭은 군 보유 차량의 열쇠가 아니라 외부업체에서 덤프트럭을 임차하려했는데 차량의 열쇠가 없어 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응용 도로관리팀장은 “외부 사설 업체는 개인장비여서 개인이 열쇠를 소유하는데 설 연휴를 보내러 가서 장비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와전돼 소문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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