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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고기진 순성 우리종합동물병원장 - 소도 웃을 소고기 유통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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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전인 2007년 한·미FTA가 체결되고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산지 한우값은 폭락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사서 먹는 소고기의 가격은 상식적으로 떨어져야 맞을 것 같았는데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산지에서 소 한 마리를 출하하게 되면 유통과정에서 소 값의 두 배 이상의 마진이 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말들은 한동안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가 되어 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들도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유통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면서 유통마진이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많지 않다고들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이 찾는 소고기의 특수부위 선호에 문제가 있다는 것과 도축장에서 경락된 소고기를 사서 발골하고, 부위별로 나누고, 진공포장하고, 냉장보관한 다음에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운송비, 전기세, 가게세, 인건비 등이 붙어 어쩔 수 없이 소고기 가격이 올라간다고들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가격은 올라 가는게 맞겠죠. 그리고 여기에 각 단계별로 적당한 유통마진을 붙이는 것도 간과되어서도 안되겠죠. 그러나 이러한 모든 단계가 다 맞다 손치더라고 기본적으로 2년 전에 비해 산지에서 출하되는 소고기가격자체가 거의 25-40%이상 폭락했는데도 아직도 소비자들이 직접 소고기를 사서 먹는데 가격변화가 없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소를 키우시는 분들은 소의 가격은 폭락하고 사료값은 폭등해서 흔히 우스개 소리로 ‘소가 사료는 먹는 것이 아니라 사료가 소를 잡아 먹는다’고들 합니다. 아래는 2007년1월과 2009년1월 한우의 경락가격을 나타낸 것입니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2007년 1월과 2009년1월에 한우의 경락가격 차이는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동안에 산지에서의 소값은 크게 폭락하였습니다. 즉 산지 한우값은 크게 떨어졌지만 도축되어 경락되는 가격이 그다지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은 이 과정에서 산지에서 소를 수집하여 도축장으로 출하되는 소에서 가격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식당에 가서 소고기를 먹다보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등심 1인분에 3만 5000원, 특수부위 모듬 1인분에 3만원이라고 식당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이정도의 가격으로 적혀져 있습니다. 도축장에서 도축되어 경락될 때에 크게는 거의 등급에 따라 최대 3배차이의 가격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항상 일정한 가격 하나만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식당에서 소고기의 가격은 대부분 그 지역 식당들과 거의 일정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이 왜 소고기의 등급에 따라 차등되어 있지 않을까? 모든요 식당이 항상 최고 1++만의 소고기만을 취급해서 그럴까요? 아마 그렇게 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모든 식당에서 최고급 육을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흔히 가격형성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 원리는 시장에서 가격이 적절하게 형성되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하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소의 가격형성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다면 정부는 그 원인을 찾고 그리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한우를 사육하는 국민, 또한 한우를 유통시키는 국민, 한우를 소비하는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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